조용기 목사가 남긴 영적 자산, 새로운 사역의 밀알로

입력 2023-09-25 03:02
이영훈(가운데) 목사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개관한 ‘영산자료관’에서 조민제(오른쪽) 국민일보 회장, 엄주원 교회 장로회장과 함께 조용기 목사의 생전 설교원고 모음집을 보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조용기(1936~2021) 원로목사의 생전 사역 자료와 관련 서적을 총망라한 ‘영산자료관’이 문을 열었다. 생전의 조 목사가 남긴 육필 원고와 저서, 읽은 책과 해외 성회 실황이 담긴 비디오테이프 등이 비치됐다. 자료관은 향후 조 목사의 신학연구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지난 22일 교회 내 세계선교센터 11층에 마련된 영산자료관에서 개관식을 개최했다. 이영훈 목사와 조 목사의 가족 대표인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 엄주원 장로회장을 비롯해 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약 148.76㎡(45평) 규모로 조성된 영산자료관은 도서관 구조로 꾸며져 있었다. 자료실에 들어서자 조 목사가 미국의 대표적인 복음주의 전도자 오럴 로버츠(1918~2009) 목사로부터 받은 친필 편지가 먼저 눈에 띄었다.

이어진 여러 개의 책장에는 조 목사가 1973년부터 별세 1년 전인 2020년까지 쓴 설교 원고 원본 모음집을 비롯해 그의 저서와 평소 읽던 책 6000여권이 비치돼 있었다. 자료실 한켠에는 조 목사의 생전 성회 사진 자료집과 해외 성회 실황이 담긴 비디오테이프와 CD 등도 볼 수 있었다.

교회 세계선교센터 11층에 들어선 영산자료관 내부 모습. 신석현 포토그래퍼

이 목사는 개관식 인사말에서 “조 목사님이 정립한 신학 ‘오중복음’ ‘삼중축복’ ‘4차원 영성’은 영원히 계승돼야 할 영적 자산”이라며 “이들 자료가 잘 정리돼야 후대가 그의 영적 자산을 계속 이어나가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런 콘텐츠를 요청하는 이들이 많은데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허락하에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관 운영 등은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이 담당하며, 자료관은 당분간 목회자와 신학생 등 신청자에게만 개방된다.

한편 23일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제120차 정기학술대회에서는 조귀삼 전 한세대 교수가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선교활동을 ‘구심력’과 ‘원심력’으로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구심력 선교의 대표적 사례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1986년 이후 매년 개최하고 있는 아시아성도방한성회다. 올해도 1500여명이 참석했다. 조 교수는 “세계의 중화권 이민자들이 한국을 찾는 것은 조 목사의 신앙 영성을 체험하고 교회 성장 비결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라며 “영산의 사역은 이미 세계 교회 속에 교회성장 모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선교사 파송은 원심력 선교로 분류했다. 조 교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통해 세계 63국에 673명의 선교사가 파송됐고, 전 세계 11개 총회 기구를 중심으로 1232개의 교회가 세워져 13만여 성도가 예배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보혁 손동준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