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가 5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고려대가 버저비터 득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올 시즌엔 스타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관중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러나 한국 농구 황금기를 이뤘던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인기와 견주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3년간 대학농구의 부흥을 위해 달려왔다는 김동욱 한국대학농구연맹 회장을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 시즌 U-리그는 어떻게 보셨나.
“이번 리그는 아시안게임과 유니버시아드 경기가 겹쳐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졌음에도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남자부의 경우엔 올해 들어 관중 수가 크게 늘어 고무적이다. 지난 5월 연세대 체육관에서 열린 한·일 대학농구 선발 친선 게임에선 사흘간의 전 경기가 관중들로 꽉 차기도 했다. 연맹에 몸담고 지난 6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었기에 부흥의 조짐을 발견했다고 봤다.”
-관중이 많아진 원인이 뭘까.
“대학농구 판에 스타 선수들이 많아진 덕분이라 생각한다. 특히 유기상(연세대), 문정현, 박무빈(이상 고려대), 최승빈(건국대) 등이 관중 동원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지난 7월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선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응원부대’가 경기장을 찾았다. 인적이 드문 경북 상주까지 비행기를 타고 원정 응원을 온 일본팬들도 다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
“여자부는 아직 동력이 부족하다. 한때는 전국 고교 여자농구부가 30개 팀이 있었지만 현재 19개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대학팀도 현재 7개에 불과하다. 이렇듯 여자 농구의 경우 고교-대학-프로 팀 자체가 많지 않아 최근 농구협회가 추진 중인 승강제 도입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형편이다.”
-개선 방안이 있을까.
“여자부의 경우 프로 출신 선수가 대학에서 뛰지 못하게끔 막혀 있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한다.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팀에 바로 입단한 선수라 하더라도 주전으로 뛰기 위해서는 2~3년 정도의 적응 기간을 거치곤 한다. 문제는 이후 연장 계약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선수들이 어디서도 뛸 수 없게 되면 종목 차원에선 큰 낭비다. 이들을 다시 대학으로 영입해 농구 선수로서 생명을 잇게 하고 대학팀에서도 선수 수급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문호를 넓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최근엔 이 장벽을 허물 수 있도록 내부 방침을 고쳤고, 내달 이사회를 거쳐 공표할 예정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도 관련 내용을 통지했다.”
-2021년 취임 후 어떤 사업에 특히 집중했나.
“임기 초부터 대학농구 발전을 통해 아마추어 농구의 동반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맹의 재정 자립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해 후원사를 찾아 나섰고, 노력 끝에 적자 폭을 많이 줄였다. 물론 흑자 전환은 아직이다. 연맹의 수입은 선수와 대학에서 내는 연맹 가입비(등록비)와 한국농구연맹(KBL)과 WKBL의 지원금으로 이뤄진다.”
-관중들이 대학 체육관을 찾기까지의 문턱이 높은 것 같기도 하다.
“대학농구 인기를 끌어올리고 더 많은 관중을 유치하려면 ‘보는 즐거움’에서 ‘같이 교류하는 즐거움’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각 대학의 농구클럽, 동아리 등도 참여할 수 있는 3대3(3x3) 농구대회를 유치해 누구나 쉽게 농구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