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한국교회와 성령충만

입력 2023-09-25 03:06

할렐루야! 지난 3년 동안 우리 지구촌을 휩쓸고 지나간 코로나 전염병 때문에 고국 방문을 미루다가 지난 몇 달 동안 한국을 방문하면서 받은 느낌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현대의 발전된 물질문명 가운데 바야흐로 ‘한국이 미국보다 더 잘 사는 나라가 됐구나’ 하는 감탄이며 둘째는 ‘영적 측면에서 한국교회의 부흥이 멈췄구나’ 하는 실망감입니다. 이전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교회사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교회였는데 이제는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비판을 받게 됐으며 청소년 신자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양과 질, 양면에서 확실히 추락하고 있는 한국교회를 안타까워하면서 한때 지도적 위치에 있었던 자로서 책임감과 동시에 그 추락의 원인을 규명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 원인은 다름 아닌 영적 기근, 즉 방전된 자동차 배터리처럼 상실된 성령충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성령이 충만하면 그 열매인 아홉 가지 인격(갈 5:22~23)이 나타나게 돼 있으며 초대교회처럼 사회적으로도 칭찬과 존경을 받게 돼 있습니다(행 2:47). 이는 오늘의 현실이 성령의 고갈에서 초래됐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성령의 고갈 상태에서 영적으로 재충전 받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말씀과 기도입니다. 이는 예수님과 사도 바울이 일러준 방법이기도 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이 영(성령)이요 생명이라”(요 6:63)는 예수님 말씀에 이어, 바울도 하나님의 말씀이 “성령의 검”(엡 6:17)이라 말합니다. 특히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딤후 3:16, 벧후 1:21)이라 말함으로써 베드로와 바울은 하나님(성령)과 말씀을 동일시합니다.

이 부족한 종도 영적으로 탈진한 상태에서 성경을 읽으면 성령으로 재충전되는 것을 체험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인 선교사와 탈진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성령사관아카데미를 개원했습니다. 아카데미에서는 2년에 30회 이상 성경을 통독하고, 새벽마다 성경을 한 장씩 공부하며, 식사 때마다 3절의 성구를 암송합니다.

성령으로 재충전 받는 또 다른 성경적 원리는 기도입니다. 예수께서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눅 11:13)라고 말씀하심으로써 마치 전깃줄을 통해 전기가 흐르듯이 기도의 줄을 통해 성령으로 충만하게 됨을 가르치셨습니다. 사도 베드로도 유대인들에게 회개를 통한 죄 용서와 세례, 곧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영접할 때 성령을 선물(행 2:38)을 받게 될 것을 선포함으로써 성령충만의 필수 조건이 기도임을 지적했습니다. 120명의 성도가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대로(행 1:4) 10일간 기도에 전념함으로써(행 1:14) 성령 강림을 경험한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성경의 모든 성령충만 사건은 이와 같은 기도를 통해 일어났음을 보게 되고, 이 같은 전통에 따라 우리 성령사관아카데미에서도 하루에 두 시간 이상의 기도 시간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쌀밥과 고깃국을 풍족하게 먹을만하니 기도를 안 하게 되고, 넉넉한 삶 속에 즐길 일이 많다 보니 성경 읽을 시간이 없다”는 어느 목사님의 탄식은 기도와 말씀을 떠난 오늘의 한국교회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며, 성령충만의 산실(産室)이었던 수많은 기도원이 더는 기도하러 오는 사람이 없어 팔려 나가는 현실도 이러한 한국교회의 위기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여, 우리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성령으로 충만해 땅끝까지 복음을 들고 가는 제2의 이스라엘로서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샬롬!

장영일 목사(성령사관아카데미)

◇장영일 목사는 한남대 영어영문과(B.A.) 장신대 신대원(M. Div.) 콜럼비아신학대(Th. M.) 에모리 대학교 대학원(Ph. D.)을 거쳐 장신대 구약학 교수 및 19대 총장, 미국 조지아 크리스천대학 총장을 역임하고 2015년부터 현재까지 성령사관아카데미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