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오프라인 무한 확장… 대구 동성로에 3호점

입력 2023-09-24 19:43 수정 2023-09-24 19:54

대구 중구 동성로 한가운데 영스퀘어 건물. 연식이 있어 보이는 상점들 사이로 지상 3층까지 은빛 금속으로 뒤덮인 매장이 들어섰다. 1층 외엔 창문 하나 없는 이 철벽의 꼭대기에 쓰인 글자는 ‘무신사 스탠다드(musinsa standard·사진)’.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가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있는 영향력을 전국으로까지 넓히기 위해 야심차게 연 자체브랜드(PB) 매장이다.

무신사는 지난 22일 대구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매장을 공식 오픈했다. 2021년 서울 마포구 홍대점, 지난해 강남점을 낸 뒤 약 1년여 만에 서울을 벗어나 3호점을 낸 것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5개층의 매장 넓이는 1765㎡(약 534평). 이제까지 중 가장 큰 규모다.

오픈 전날인 21일 매장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천장 조명이 비칠 정도로 반짝이는 하얀 바닥이 바깥의 회색빛 구시가지 풍경과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마주하는 것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다양한 스타일을 자랑하듯 각기 다른 옷을 입고 원을 그리며 서 있는 8개의 남녀 마네킹. 실제로 동성로점은 3개 매장 중 가장 많은 400가지가 넘는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의 쇼핑 편의를 최대화하기 위해 피팅룸은 기존의 2배 수준인 28개로 늘렸다. 1곳은 옷을 갈아입고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라이브 피팅룸’이다. 신발·슬랙스·스포츠 등 각각의 구역을 만들고, 신발은 앉아서 신을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했다. 선진영 무신사스탠다드오프라인실 실장은 “동성로에 여러 글로벌 브랜드 매장이 많은데 무신사 스탠다드가 가장 편리한 쇼핑 공간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홍대와 강남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힘을 경험한 무신사는 대구에 이어 부산에도 오프라인 매장을 낼 계획이다. 무신사가 적극적으로 오프라인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선 실장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온라인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고객층을 온라인으로 유입시키는 효과를 봤다”며 “여성 고객의 비율이 오프라인에서 훨씬 높다”고 귀띔했다. 특히 다른 곳에선 살 수 없는 PB 상품은 고객을 잡아두는 ‘록인 효과’가 크다.

대구에서 유동 인구가 가장 많고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으로 꼽히는 동성로. 이곳은 ‘예전같지 않다’는 소문처럼 다소 한산했다. 하지만 선 실장은 “동성로 상권의 힘을 믿고 있다”며 “무신사 스탠다드 오픈으로 더 많은 고객이 동성로에 방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