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사망자가 37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코로나19에 취약한 80세 이상 노인이었다. 여기에 치매 등 노인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도 급증하면서 극심한 고령화가 사망자 수 증가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자살률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는 37만2939명으로 1년 전보다 5만5259명(17.4%)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래 가장 많았다. 10만명당 사망자수를 뜻하는 조사망률도 727.6명으로 전년 대비 108.7명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체 사망 원인 1·2위는 암(22.4%)과 심장질환(9.0%)이었다. 이어 코로나19(8.4%)가 조사망률 61.0명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사망자수 증가 추세는 특히 80세 이상 초고령층에서 두드러졌다. 지난해 8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사망자에서 차지한 비중은 53.8%(20만493명)였다. 이전 최고치인 2021년(50.0%)보다 3.8% 포인트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2년(36.8%)과 비교하면 무려 17.0% 포인트 늘었다. 사회 전반의 가파른 고령화에 더해 노인층에 위협적인 코로나19의 질병적 특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의 65.6%는 80세 이상이었다.
고령화 영향은 노인성 질병의 급격한 사망률 증가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치매로 인한 조사망률은 10만명당 22.7명으로 전년 대비 45.6% 늘어났다. 코로나19(522.8%)를 제외한 어떤 질병보다도 높은 증가율이었다. 노인성 질병인 고혈압의 조사망률도 1년 새 12.1명에서 15.1명으로 24.2% 증가했다.
자살률은 소폭 감소했지만 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불명예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의 국가 연령표준화 자살률(OECD 비교 기준)은 10만명당 22.6명으로 전년 대비 1.0명 감소했지만 같은 해 OECD 회원국 평균(10.6명)의 배를 웃돌았다. 2위에 오른 리투아니아(18.5명)를 제외하면 회원국 중 16명을 넘긴 국가는 없었다. 지난해에도 국내 10~30대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었다. 특히 20대의 경우 전체 사망자의 50.6%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