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자문위원회(자문위·위원장 김병삼 목사)가 다민족 사회와 인구 절벽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한국교회가 선제적으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는 11월 열리는 차기 자문위 회의에서는 교단별로 신학 교수를 초청해 한국교회에 도움이 될 만한 학자 그룹을 꾸려보자고 결의했다.
자문위는 21일 오전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제11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 참석자 >
국명호 목사 - 여의도침례교회
김병삼 목사 - 만나교회
김승욱 목사 - 할렐루야교회
김요한 목사 - 광주 월광교회
이웅천 목사 - 둔산성광교회
최병락 목사 - 강남중앙침례교회
한규삼 목사 - 충현교회
화종부 목사 - 남서울교회
이명희 종교국장 (국민일보)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국민일보)
(가나다 순)
국명호 목사 - 여의도침례교회
김병삼 목사 - 만나교회
김승욱 목사 - 할렐루야교회
김요한 목사 - 광주 월광교회
이웅천 목사 - 둔산성광교회
최병락 목사 - 강남중앙침례교회
한규삼 목사 - 충현교회
화종부 목사 - 남서울교회
이명희 종교국장 (국민일보)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국민일보)
(가나다 순)
‘줄줄이 짐싸는 20대 간사’ 등 좋은 기사상
자문위는 이날 국민일보 ‘좋은 기사상’ 수상작으로 종교국 손동준 기자의 ‘줄줄이 짐싸는 20대 간사…’(8월 2일자 29면 참조)와 편집국 이슈&탐사팀의 ‘죽음 부르는 갑질사회’ 제목으로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연속 보도한 시리즈 기사를 선정했다.
손 기자는 선교단체 미래를 책임질 20대 청년 간사가 현장에서 사라지는 실태를 소개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슈&탐사팀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교권 추락 문제를 유가족 인터뷰와 현장 교사 1008명 설문 등 다각도로 조명하고 콜센터 상담사, 아파트 경비원, 택배기사 등 서비스직이 겪은 갑질 피해 실태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
김요한 광주 월광교회 목사는 “선교단체의 현재 상황을 알 수 있었고 나아가 선교단체와 교회, 교단의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볼 만한 논쟁거리를 던져줘서 교계에 신선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죽음 부르는 갑질사회’ 시리즈에 대해서는 “현재 사회적 논쟁거리를 심층 있게 다루며 여러 대안과 기독교적인 관점이 기사에 녹아있어 좋았다”고 평했다. 종교국이 지난 13일부터 연속 보도하고 있는 ‘위기의 은퇴선교사’ 시리즈 도 호평을 받았다.
자문위 다음 회의는 오는 11월 9일 서울 신길교회(이기용 목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다음은 회의에서 나온 주요 발언.
다민족 사회 걸맞게 교회 준비해야
△이명희 국장=10월 5일 열리는 국민미션포럼은 ‘희망터치: 챗GPT와 다음세대’가 주제다. 이 자리에서 국민일보 연중 기획인 ‘다시, 희망의 교회로’에 소개된 20여곳 교회 중 3곳을 시상하고 격려할 예정이다.
△김승욱 목사=로잔대회가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데, 한국교회가 세계 무대에서 하는 사역을 자세히 소개하면 한국교회에 좋은 자극이 될 거 같다.
△최병락 목사=우리교회는 지난주 경기 포천에서 700여명이 참석한 다민족월드컵을 했다. 13개 국가의 사람들이 와서 경기하는 가운데 우리는 복음을 전했다. 지금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이 250만명이라고 한다. 다민족은 ‘다가온 땅끝’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이 다니는 교회 중 다민족 사회에 모범이 될 만한 교회가 세상에 드러났으면 좋겠다.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 한국에서 복음을 한 번이라도 접하고 교회의 환대를 받길 바란다. 그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더라도 기독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는다면 본국에 돌아가 현지의 한국선교사에게 좋은 동역자가 될 수도 있다.
인구 절벽시대 교회도 대비해야
△이웅천 목사=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와 광범위한 데이터를 토대로 10년내 도래할 인구 절벽이 교회에 가져올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매주 교회에 출석하거나 교회에 헌신적인 교인이 전체 인구의 10% 정도로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기독교의 위기를 20년 후로 내다봤는데 10년 이내가 될 가능성이 있더라. 기독교가 한국사회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기독교 축소 사회에서 교회가 어떤 태도와 자세로 다음세대 리더십과 목회자를 키울지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하겠다. 단순히 교회나 목회자 수가 줄어드는 것보다도 사회가 기독교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수반돼야 한다.
△화종부 목사=최근 총회에 참석해 신학대 현황에 대해 보고할 기회가 있었다. 앞으로 10년 후 2000여명의 사역자가 모자란다는 통계를 접했다. 지방 총대들이 지금도 사역자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총신대도 올해 처음으로 입학생이 정원에 미달됐다. 10년 전후로 사역자 수급 문제를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김병삼 위원장=미국 주류 신학교 중 코로나19 대유행을 지나면서 성장한 곳이 제법 있더라. 미국 신학교의 성공적 모델을 배우며 현재 국내 신학교 문제점을 고민해볼 만하겠다. 앞으로 사역자가 배출되지 않으면 교회가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성도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이와 연관하여 교회론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1970~80년대 이후에 성장하면서 우리가 가진 교회론이 아닌 새로운 교회론으로 한국교회와 목회 방향을 잡아갈 수 있지 않을까.
△최 목사=코로나19 역풍으로 기독교인이 줄어든 건 확실하지만 의외로 많은 교회가 청년이 몰려온다고 말한다. 왜 청년이 교회를 찾는지 현상을 분석해 10~20년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교회가 백인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다민족 교회로 방향을 튼 것에서 우리도 사회 트렌드를 신속하게 읽으며 시대에 적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저는 강남 한복판에 있는 교회에 처음 부임하고 성도들에게 ‘앞으로 캄보디아 출신 장로님, 콩고 출신 권사님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성경적으로 모든 민족이 함께 예배드리고 그들을 형제로 받아들이는 문화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시대적 변화, 장기 전략 위해 힘 모아야
△김 위원장=이번에 우리 목회자들과 회의하면서 ‘앞으로 수년 내 필리핀이나 몽골, 탈북자가 한국교회에 담임목사가 되는 부분에 대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미국 감리교회를 맡은 한인 목사가 현재 5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다민족 신학생이나 목회자를 단순히 훈련하고 돕는다는 차원이 아닌 진짜 일원으로 같이 키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때다. 한국교회나 우리 교인이 그들을 받아들일 마음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상당히 힘들 수도 있다.
△한규삼 목사=다민족 교회는 긴 시간을 두고 전략을 짜야 할 거 같다. 외국인의 한국 이주와 한국교회가 이들과 연합하는 다민족적 연합체를 만들려면 굉장히 긴 작업이 될 것이다. 한 단계씩 힘을 모아간다면 좋은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명호 목사=최근 우리 교단 전 세계 지부장이 다 모여서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했다. 선교사님들은 은퇴 후 새로운 선교사가 뒤를 잇지 못한다고 걱정한다. 신학생 수 감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저출산도 큰 문제다. 교회가 교인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나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 소개해주면 좋겠다. 다민족 사회와 관련해 선교사 개념도 바뀌어야 한다. 한 번도 해외에 나가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외국인을 섬기는 분이나 중국에서 추방돼 전 세계에 흩어져 중국인 대상으로 사역하는 분들도 선교사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김요한 목사=‘지방 소멸’이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 대도시가 아닌 농어촌, 지방 교회의 형편도 들어봤으면 한다. 경남 거창 지역 목회자 15가정과 최근 제주도에 2박 3일 다녀왔다. 위로해 드리고 함께 교제했는데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 교회가 코로나19 이후 참 힘들다. 점점 소멸해 간다는 지방 도시와 농어촌 교회의 실태와 실질적 대안도 살펴보면 좋겠다.
정리=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