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에 40층 전망대·한강보행로… ‘서울 대개조’ 시동

입력 2023-09-22 04:05

준공 36년이 지나 노후된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조감도)이 교통과 문화, 상업 기능이 연계된 복합 건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동서울터미널을 시작으로 시민을 위한 공공 공간을 대폭 강화하는 ‘서울 대개조’ 본격화에 나설 예정이다.

뉴욕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현지시간) 도심복합개발단지 ‘허드슨야드(Hudson Yards)’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곳 지하가 철도 정비창이다. 기차를 운행하면서 위에 공중도시를 이렇게 만들어 올렸다”며 “공공 공간을 이렇게 만들어 시민에 제공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이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빌딩 숲 안에 많이 만들겠다”며 “동서울터미널도 지하에 버스터미널 3개층, 그 위에 스타필드 상업시설과 이마트 본사, 옥상에는 한강 공공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터미널과 환승센터, 공원, 상업·업무시설을 배치하는 고밀도 복합 개발사업이다. 외관은 과거 광나루터를 오갔던 돛단배를 형상화해 한강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 타워 최상층과 중층부 곳곳에도 한강과 서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설치한다.

시는 2025년 착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사전 협상에선 용적률을 상향하는 대신 한강~강변역~터미널을 연결하는 보행데크를 조성하고 구의공원을 재구조화하는 데 합의한 상태다.

오 시장은 천편일률적인 문화재 규제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놓았다. 그는 100년 역사가 넘은 뉴욕 철도역 그랜드센트럴과 그 옆에 2020년 준공된 93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 원밴더빌트를 20일 방문한 뒤 “우리나라 같으면 그랜드센트럴이 문화재이기 때문에 이런 건물을 아예 옆에 지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밴더빌트 건축계획을 심의할 때 문화재보호담당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그랜드센트럴에 존경하는 마음을 남기면 어떤 방식도 좋다’고 했다는 말이 굉장히 마음을 파고 들었다”며 “미래지향적이지 않은 규제를 만들어놓고 금과옥조처럼 지키는 것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뉴욕=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