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월동 준비가 빨라졌다. 이제 겨우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편의점들이 호빵과 핫팩을 내놓고 있다. 예년보다 두 달가량 빠른 움직임이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빠르게 겨울 상품을 출시해 선제적으로 수요를 잡겠다는 것이다.
CU는 이번 달 라인프렌즈의 ‘미니니’ 캐릭터와 협업해 만든 이색 호빵을 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커스터드 크림치즈에 대파 향을 가미한 ‘레니니의 대파크림치즈 호빵’, 황치즈 크림을 넣은 ‘샐리니의 황치즈 호빵’ 등 최근 디저트 트렌드를 반영해 개발한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이는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호빵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초기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0월 CU의 호빵 매출은 한겨울인 1월보다 48.7% 높았다.
CU는 최근 핫팩을 출시했다. 예년보다 약 두 달 앞당긴 출시다. CU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가을의 길이가 짧아지고 겨울을 빨리 체감하게 된다”며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가 잦아지면서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특히 엔데믹으로 야외활동이 늘어 핫팩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 2020년 한 자릿수였던 CU의 전년 대비 핫팩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23.4%로 급등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8일부터 군고구마와 어묵을 본격적으로 개시한다. 이외에도 이달 겨울 상품들을 속속 내놓는다. 오는 20일엔 핫팩을 팔기 시작하고, 이번 달 말엔 새로운 입술 보습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일교차가 커지는 9월은 늦더위와 추위가 맞물려 여름 상품과 겨울 상품이 모두 잘 팔리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세븐일레븐에서 겨울 상품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해당 기간 스타킹 매출은 지난달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쌀쌀한 아침 시간대에 따뜻한 음료 매출이 눈에 띄었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세븐카페HOT 원두커피’의 매출은 지난달 같은 시간보다 60% 가까이 늘었다. 초콜릿과 원컵류의 매출은 50%, 온장고 두유는 40% 늘었다.
GS25는 지난 15일 겨울 대표 간식인 길거리 붕어빵을 본떠 만든 ‘꼬리까지 맛있는 붕어빵’을 출시했다. GS25 관계자는 “판매 추이를 살펴본 뒤 상품의 종류를 늘리거나 4계절 상시 판매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