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4차장 유임… ‘이재명 수사’ 흐름 이어간다

입력 2023-09-21 04:04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사건을 비롯해 야권 수사를 지휘해 온 고형곤(사법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유임됐다.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민주당 돈봉투 의혹, 대장동 허위 인터뷰 사건 등 현안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연루된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장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해 온 수원지검 2차장 자리에도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 배치됐다.

법무부는 20일 고검검사급 검사 631명, 평검사 36명 등 검사 667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오는 25일자로 단행했다.

최근 검찰 간부 인사에서 송경호(29기) 중앙지검장이 유임된 데 이어 고 차장도 자리를 유지하게 된 것은 야권을 대상으로 한 수사의 연속성을 감안한 인사로 해석된다. 송 지검장과 고 차장은 대표적 윤석열 사단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에서 각각 3차장검사와 특수2부장검사로 수사를 이끌었다.

4차장 산하 반부패수사1부장에는 강백신(34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장이 임명됐다. 강 부장은 지난해 7월 반부패3부장으로 부임해 대장동 수사를 진행했고, 최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허위 인터뷰 의혹에서 비롯된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도 맡고 있다.

민주당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반부패수사2부장은 최재훈(34기)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이, 곽상도 전 의원 ‘50억 뇌물 의혹’을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3부장은 김용식(34기) 서울남부지검 부부장이 각각 맡았다.

대검 반부패기획관에는 엄희준(32기) 중앙지검 반부패1부장이 전보됐다. 대검 반부패1과장은 돈봉투 의혹 수사를 이끈 김영철(33기) 중앙지검 반부패2부장이 맡는다. 이 역시 주요 수사의 연결성에 무게를 둔 인사로 보인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에는 박영진(31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배치됐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는 김창진(31기) 법무부 검찰과장이 임명됐다. 2차장은 ‘검찰총장의 입’ 역할을 했던 박현철(31기) 대검 대변인이, 3차장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김태은(31기) 대검 공공수사기획관이 맡게 됐다.

검사장 승진 코스로 꼽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에는 전무곤(31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보임됐다. 전 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에서 참모로 근무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이 대표와 관련된 쌍방울 쪼개기 후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등을 지휘할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는 이정섭(32기)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 임명됐다. 이 부장은 공정거래조사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을 구속 기소하는 등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 특수통 검사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