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9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높여 잡았다.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한국의 경제 회복이 더딘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발표한 ‘9월 중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전망 때와 같은 수준이다. 앞서 OECD는 2021년 이후 5차례 연속으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왔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2.7%에서 0.3% 포인트 높인 3.0%로 전망했다. 특히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3%에서 0.5% 포인트 높인 1.8%로 조정했다. OECD 전망이 현실이 되면 일본 경제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5년 만에 한국 경제성장률을 앞지르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일본 브라질 등의 예상보다 양호한 상반기 성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OECD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지는 않았다. 이전 전망치와 같은 2.1%로 예상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의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 회복 모멘텀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내년 경제성장률을 유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OECD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2.9%에서 2.7%로 0.2% 포인트 낮춰 잡았다. 지난해부터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주요국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경제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도산이 세계 경제 회복과 무역·금융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세계 경제가 유동성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권고도 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재정을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