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금융권인 은행권마저 연체율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 부문에서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 대출을 공급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도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9%로 전월 말(0.35%) 대비 0.04%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6월 하락했다가 한 달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1년 전보다는 0.22% 포인트 올랐다. 7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원으로 전월과 유사했다. 신규 연체율은 0.09%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연체율이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6%로 전월 말보다 0.03% 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 역시 한 달 전보다 0.04% 포인트 상승한 0.41%를 기록했다.
특히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0.71%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09% 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34% 포인트 올랐다. 전 부문에서 연체율뿐 아니라 전월 대비, 전년 동월 대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그다음은 기업대출 중 중소법인 대출(0.51%), 개인사업자 대출(0.45%), 가계 주담대(0.23%) 순으로 연체율이 높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연체율은 1.2%를 기록했다. 이는 3사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6월 말 0.42%에 불과했지만 약 1년 만에 0.78% 포인트 급등했다.
중저신용 대출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 대출 연체율은 2.79%로 나타났다. 2021년 말 0.82%였으나 지난해 하반기 1.71%, 올해 6월 말 2.46% 등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출금리는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하며 대출자의 연체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시기가 길어지면서 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하면 연체율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에도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취약 부문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