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엑스(X·옛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의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머스크는 18일(현지시간) 모든 엑스 이용자에게 월 사용료를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일부 서비스 접근권을 유료화하는 구독정책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전면 유료화를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실시간 스트리밍 대화에서 “엑스 시스템 사용에 대한 소액의 월 지불 방식을 채택하는 쪽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료화 명분은 스팸계정 등 봇(자동 정보검색 프로그램)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할 때부터 “사용자 환경을 악화시키는 봇을 반드시 없앨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유료 가입자로 전환해 봇 배포를 크게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머스크는 엑스의 월간 이용자가 5억5000만명에 달한다면서 이들이 하루 생산하는 게시물이 최대 2억개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얼마를 부과할지 등 자세한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엑스뿐만 아니라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6개 기업을 통솔하며 막강한 기술권력을 쥔 머스크의 거침없는 행보는 세계 각국 정상들마저 줄을 세우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까지 올해 들어 벌써 5개국 정상과 투자 유치를 의제로 회동했다.
머스크는 하루전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도 만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에 테슬라 공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하며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사업에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지난 6월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만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올해 5월과 6월 두 차례나 대면했다.
머스크의 기술 권력이 인공지능(AI)·우주·군사·전기차 등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공룡처럼 비대해지자, 이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해 각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빅테크 업체 애플의 팀 쿡 CEO는 엑스가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광고를 지속할지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