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종목 여전히 유리… 불황 와도 쓰는 업종에 투자”

입력 2023-09-20 04:05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맡은 해외주식 전문가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큰 빅테크를 중심으로 투자하라고 권유한다. 습관처럼 쓰는 상품과 서비스의 실적은 경기 흐름에 크게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확실하고 독보적인 비즈니스, 독점적인 영역을 구축한 1등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대형 빅테크 기업들이다.

전래훈(사진) 하나증권 강남파이낸스WM센터 부장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불황이 오더라도 꾸준히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성장성을 지닌 미국 대형 빅테크들이 여전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을 뜨면 유튜브를 보고, 여행이나 영화관 갈 돈 아껴서 넷플릭스를 보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 부장은 “해외 대형 기업들은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해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애플 같은 경우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100조원 이상을 쓰는데 이런 여력이 있기에 주가 하방도 막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 부장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해외주식 전문 PB다. 2012년 NH투자증권에서 해외주식부 경험을 시작으로 KB증권에서는 전국의 PB들을 상대로 해외주식 교육을 담당했다. VIP 고객 대상 해외주식 자료를 만들고 설명하는 등 PB 활동을 지원하다 직접 영업에 뛰어들었다.

전 부장은 “우연한 기회로 해외주식에 발을 디뎠고 글로벌 1등 기업들의 위상과 비즈니스를 이해하게 됐다”며 “글로벌 시가총액 중 비중 2% 미만인 한국 주식보다 더 넓은 98%의 시장을 먼저 공부해서 전문가가 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상담 고객들에게는 시장이 아닌 기업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국내 주식, 해외 주식을 나눌 것이 아니라 익숙한 브랜드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세계적 선도기업으로 시선을 돌리면 투자 기회도 다양해진다. 전 부장은 “글로벌 투자 트렌드와 테마를 읽는 눈을 갖게 되면 다양한 투자 기회를 먼저 포착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는 환율도 주요 고려 요소다. 해당 국가 통화로 환전한 후 투자해야 하기에 자칫하면 주가 하락에 환차손까지 볼 수 있어서다.

전 부장은 “환율은 주식보다 예측이 어려워 고객에게는 분할 환전을 권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투자 영역이지만 국내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외화 자산 보유는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 부장은 “엔저가 장기화된 요즘은 엔화 관련 투자 문의도 많다”며 “엔화는 다른 화폐와 달리 어느 정도 (상승할 수 있는) 방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똑똑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