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2대 사장에 김동철… 62년 만에 첫 정치인 출신

입력 2023-09-19 04:04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2018년 2월 1일 김동철 원내대표가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전력의 22대 사장으로 김동철(68) 전 국회의원이 선임됐다. 김 전 의원은 조만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3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전은 18일 전남 나주시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으로 단수 추천된 김 전 의원 선임 안건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전은 정승일 전 한전 사장이 지난 5월 사임한 지 4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한전 사장으로 정치인 출신이 선임된 것은 한전 출범 62년 만에 처음이다.

호남 출신인 김 전 의원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산업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권노갑 전 민주당 의원 보좌관을 맡으며 정치에 입문했다. 광주 광산구에서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20대까지 이 지역에서 내리 4선을 했다. 주로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활동하던 그가 현 정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대 대선 때였다.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활동했고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김 전 의원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만큼 한전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풀어내야 할 난제가 녹록지 않다. 첫 과제로는 4분기 전기요금 결정이 꼽힌다. 한전은 올 상반기 기준 200조원 넘은 부채를 떠안은 상황이어서 전기요금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한전의 추가 구조조정 없이는 전기요금 인상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요구한 추가 구조 조정도 어려운 문제다. 한전은 지난 5월 25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책을 발표했다. 신임 사장이 꺼낼 만한 카드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전 일각에서는 “희망퇴직, 신규 사원 채용 축소 등의 카드를 쓰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다.

남은 절차는 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장관 취임 후 진행될 예정이다. 대통령 일정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오는 20일 취임이 가능할 전망이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