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표 누각 ‘희경루(喜慶樓·사진)’가 157년 만에 중건(重建)됐다. 광주시는 20일 구동 광주공원 앞 현장에서 중건 기념식을 갖는다.
시는 “전라도 정도(定都) 천년을 기념해 2018년 광주공원에 정면 5칸, 측면 4칸, 팔작지붕, 중층누각 형태의 중건공사에 착수한 지 5년여 만에 희경루를 복원해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17일 밝혔다.
19세기까지 실존한 이 누각은 1451년(문종 원년) 군수 안철석이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1430년(세종 12년) 무진군으로 강등됐다가 20여 년 만에 다시 광주목으로 복권된 것을 자축하기 위해 건립한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조선 초기 문신 신숙주(1417~1475)가 희경루기에서 ‘동방에서 제일가는 누각’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웅장한 규모였다. 하지만 희경루는 수차례 소실과 재건을 반복해왔다. 1866년 완전히 사라졌다가 일제강점기 광주읍성이 헐리면서 그 흔적과 정확한 위치조차 찾을 수 없게 됐다.
광주시는 60억원을 들여 동국대에 소장 중인 보물 제1879호 ‘희경루 방회도(榜會圖)’를 바탕으로 당시 모습을 철저히 고증·재현해 157년 만에 누각을 옮겨 지었다. 희경루 방회도는 1546년 조선시대 과거시험에 합격한 광주목사 최응룡, 전라감사 강섬 등 동기생 5명이 1567년 20년 만에 희경루에서 어렵사리 조우한 것을 기념해 화폭에 담아 남긴 그림이다.
시는 광주공원 인근 신광교회 부지를 사들여 희경루의 옛 모습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희경루의 원래 위치는 현재 광주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충장우체국 일원으로 추정됐으나 인근 광주공원으로 건립장소를 옮겨 복원이 아닌 중건으로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