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의 야심작 ‘메탄올 컨테이너 운반선’ 세계 최초 인도

입력 2023-09-18 04:03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 첫번째)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로라 머스크(Laura Maersk)호’ 명명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 사장 옆은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이고, 가운데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다. 이 선박은 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세계 첫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HD현대 제공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Laura Maersk)호’ 명명식에 정 사장이 참석했다고 17일 밝혔다.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한 이 선박은 세계적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이하 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19척의 메탄올 추진선 가운데 첫 번째다. 메탄올을 연료로 쓰는 전 세계 1호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메탄올은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주목받는 차세대 선박 연료다. 머스크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를 세우고, 메탄올 추진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로라 머스크호는 지난 7월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출발해 약 2개월, 총 2만1500km의 항해 끝에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머스크는 ‘해운의 새 시대(A New Era of Shipping)’를 연다는 의미를 담아 이번 명명식을 본사가 있는 곳에서 열길 원했다. 이에 따라 정 사장도 명명식 참석을 위해 코펜하겐으로 이동했다. 명명식에는 정 사장 외 선주사인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선박의 이름은 창업주의 아버지 피터 몰러가 구입했던 첫 번째 증기선 ‘로라호’ 이름을 땄다. 선수와 선체에는 ‘제로(탄소중립)로 가는 길(All the Way to Zero)’이라는 슬로건을 새겼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의 접점을 넓히고 국제 전시회에 잇따라 참석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명명식 하루 전날에 머스크 본사에서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을 만나 미래 협력 증진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로라 머스크호가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혁신적이고 선도적 기술 개발로 그린오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3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암모니아 추진·운반선 기본인증 획득,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 ICT융합 전기 추진 스마트 선박 ‘울산태화호’ 건조 등으로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