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뿐 아니라 상가 임대차 시장도 지역별로 냉온탕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서울등 수도권 상가 공실률은 1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반면 부산·전남 지방은 공실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중부 권역 상가 임대차 시장은 호전되는 반면 남부 권역은 악화되는 흐름이 읽힌다. 각 지역별 경제 상황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2분기(10.0%) 이후 지난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10%를 하회하고 있다. 평균 9.4~9.6%를 오가며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시기와 비교해 낮은 공실률이 이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사정이 다르다. 임대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은 서울이다. 서울시 상가 공실률은 2분기 기준 6.2%로 전년 동기(6.5%) 대비 0.3% 포인트 낮아졌다. 서울 상세 지역별로는 한한령까지 겹치며 찬바람이 불던 명동 상가 공실률이 지난 2분기 기준 14.1%로 전년 동기(15.5%)보다 1.4% 포인트나 줄었다. 지방이지만 대구시도 상가 임대차 시장이 활황이다. 2분기 상가 공실률은 10.3%로 지난해 2분기(19.1%)와 비교해 빈 상가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도 단위로는 경기도 상가 임대차 시장이 활황이다. 2분기 상가 공실률은 4.8%로 전년 동기(7.0%) 대비 2.2% 포인트나 낮아졌다. 특히 일산의 경우는 상가 공실률이 1.6%까지 떨어지며 통계상으로는 빈 상가를 찾기가 힘든 수준이다. 강원도와 충북·충남도, 전북도도 공실률이 떨어지고 있다.
온기가 드는 곳도 있지만 경기 침체 그늘이 짙어지는 곳도 있다. 부산시가 대표적이다. 부산시 상가 공실률은 2분기 기준 18.4%로 전년 동기(16.5%)보다 1.9% 포인트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이 활발해졌는데도 빈 상가는 되레 더 늘었다. 광주시 역시 이렇다 할 회복세가 보이지를 않는 지역이다. 전남도와 경북·경남도도 1년 전과 비교해 상가 공실이 되레 늘고 있다. 특히 전남도와 경북도는 2분기 상가 공실률이 각각 24.9%, 22.2%까지 치솟았다.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도 2분기 상가 공실률이 9.2%로 10%에 육박하며 전년 동기(6.7%)보다 대폭 늘었다. 고물가 상황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난 탓으로 읽힌다.
전반적으로 남부 권역 상가 경기가 침체를 겪는 형국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상가 경기는 민간 소비 영향이 크다”며 “지역별 소득 격차 때문에 회복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나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선호하면서 유통 시장 구조가 변화한 영향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