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대원의 목표는 성경 말씀대로 사는 목회자 양성하는 것”

입력 2023-09-18 03:06
김학유 합동신대원 총장이 지난 6일 경기도 수원의 학교 총장실에서 신대원 교육 이념인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수원=신석현 포토그래퍼

“영적 건강을 끝까지 유지하며 세상 유혹에 타협하지 않는 목회자를 만드는 것이 우리 학교의 사명이고 저의 교육 목표입니다.”(김학유 총장)

“훌륭하지는 못하더라도 엉터리는 아닌, 정상적인 하나님의 일꾼을 양성하려 몸부림치는 학교입니다.”(어느 졸업생)

바른 신학·바른 교회· 바른 생활 추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자리 잡은 합동신대원 캠퍼스 전경. 합동신대원 제공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합동신대원) 김학유 총장과 한 졸업생은 각각 자신의 학교를 이렇게 소개했다. 또 경기도 수원 영통구의 합동신대원 캠퍼스에 들어서자마자 삼각형 모양의 큰 돌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여기에 새겨진 문구에 이들이 말한 합동신대원의 교육철학이 응축돼 있다. 바로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다.

지난 6일 학교에서 만난 김 총장은 이 학교의 초대 원장을 지낸 정암 박윤선 박사(1905~1988)가 생전에 남긴 메시지로 신대원의 교육철학을 부연했다.

김 총장은 “박윤선 박사님은 때때로 ‘당신들 보고 예수 믿을 이가 어디 있겠느냐’며 야단을 치셨다”며 “늘 ‘신학대가 깊이 있는 목회자 교육을 할 때 올바른 목회자가 배출되고 한국교회가 개혁된다’고 하신 그의 말처럼 우리 학교는 설립 이후 지난 43년간 바른 목회자 양성이 한국교회 근본이라 믿고 달려왔고, 이 철학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도 높은 신학·공동체 훈련 ‘유명’

김학유 총장이 학생들과 함께 캠퍼스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 합동신대원 제공

합동신대원은 학교에 입학한 신학생들을 바른 목회자로 길러내고자 강도 높은 신학 공부를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뿐 아니라 무감독 시험제도와 새벽기도 같은 경건 훈련, 선·후배 그리고 사제 간 멘토링 모임 같은 공동체 훈련에도 힘쓴다.

하지만 지난 3년여의 코로나19 시기가 가져온 비대면 일상은 합동신대원의 이런 노력을 위협했다. 김 총장은 코로나19가 가져온 교육 현장에서의 변화를 두고 방송국 스튜디오 등 양질의 온라인 교육 설비를 구축하는 기회도 됐지만, 오히려 대면 교육이 주는 강점은 놓친 것 같아 아쉬움이 더 크다고 했다.

김 총장은 “목회자 양성은 지식 전수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학문과 경건, 성품 훈련이라는 세 가지가 균형을 갖춰야 한다”며 “하지만 코로나 기간 학내 경건 훈련과 공동체 모임 등이 제한되며 학생들의 영성을 깊고 넓게 만드는 일이 위축됐고, 우리 학교가 추구하는 전통 가치를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수했는가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고 했다. 이에 학교 측은 3학년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1년간 캠퍼스로 나오게 하는 등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생활하며 합동신대원만의 정신과 가치를 전수하는 일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이번 학기 섬김·희생·고난 모토로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접어든 지금의 합동신대원은 다시금 학교의 설립 정신을 되새긴다.

김 총장은 “바른 개혁주의 신학을 가르치는 우리 학교의 모토는 한마디로 성경이 가란 곳까지 가고, 멈추란 곳에서 멈추는 것이다”며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며, 모든 일의 궁극적인 목적과 존재 가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에 있다고 보고, 가정과 일터 등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이 건강하게 작동하는 삶을 사는 목회자를 길러내려 한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 이를 실천하고자 학교는 매 학기 몇 가지 모토를 내세운다. 이번 학기는 ‘섬김’ ‘희생’ ‘고난’이다. 예수를 만나 변화된 사람이 사회의 전 영역에서 기독교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수를 닮은 성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 끝에 나온 모토다.

김 총장은 “지금 바로 옆에서 함께 생활하는 학우 중 어려운 형편에 놓인 이가 있다면 자신의 장학금을 나누거나 식대를 지원하며 돕자고 장려한다”며 “이를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섬기며, 자신을 희생하는 법을 배우게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독교세계관 연구 장려

김 총장은 한국교회의 위기 요인으로 개인의 사적 이익만 추구하는 목회자, 무속적·세속적 세계관에 머물러 있는 신자를 꼽았다. 우선 목회자부터 기독교 세계관을 더 연구해 이를 성도들에게 교육, 전수하며 성도들이 올바른 기독교적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의 책무 중 하나가 교회를 찾은 이들을 생명을 걸고 신앙 교육하는 것이다”며 “성도들에게 성도는 누구이며 교회는 무엇인지를 가르쳐 신자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정체성을 정립시켜줘야 한다. 매일같이 ‘복 받으라’ ‘성공하라’는 설교 아닌 설교만 하면 무당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이는 곧 “하나님만 바라보며, 성경 말씀대로 사는 목회자 양성”이라는 김 총장의 교육철학과도 맞물려 있다.

성도에게 가까이 ‘따뜻한 신학’ 강조

합동신대원만의 강점은 뭘까. 김 총장은 “우리 학교의 장점이자 색깔 중 하나는 신학 공부를 많이 시킨다는 점”이라며 웃었다. 그는 “때론 우리 학교 출신이 전도 같은 실천보다 설교 준비와 연구에 더 몰두한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다”며 “그래서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 따뜻한 신학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학은 이성적인 학문이라 거기에 몰두하면 자칫 차가워질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조금 더 성도의 삶의 영역으로 나가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힘쓰고, 그들의 아픔과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라고, 기다리고 포용할 줄 아는 열린 자세를 가지라고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총장은 “우리 학교는 주님 오실 때까지 성경을 지키자, 바른 신학을 가르치자는 각오와 고집으로 지난 40여 년을 달려왔다”며 “수준 높은 교수진과 함께 교제하며 성경과 신학 공부를 제대로 그리고 바르고 깊이 있게 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우리 학교로 오라”고 전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는
합동신학교가 뿌리
다양한 장학금 제도
학생지원센터 운영
첨단 스튜디오도 갖춰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합동신대원·총장 김학유)는 1980년 11월 11일 개교한 합동신학교의 설립 이념을 이어받는다. 당시 초대 원장으로 정암 박윤선(1905~1988) 박사가 취임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1세대 칼뱅주의 신학자인 박 박사는 한국교회의 개혁주의 정통신학과 신앙이 뿌리내리는데 이바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합동신대원은 성경의 절대적인 권위를 따르는 개혁주의 신학을 근거로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는 3대 개혁이념을 구현해 교회가 필요로 하는 교역자와 지도자 양성을 설립 목적으로 둔다.

합동신대원은 다양한 장학금 제도와 더불어 채플, 합신멘토링 제도, 학술연구모임, 학생지원센터 등을 통해 학생들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고 깊이 있는 신학 연구를 지원한다. 최근에는 방송국 수준의 스튜디오를 학내에 마련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온라인교육 기반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합동신대원은 오는 21일 오전 11시 경기도 수원 영통구의 학교 대강당에서 2024학년도 입학설명회를 진행한다. 입학 전형은 목회학석사(M.Div.)와 박사(Ph.D, Th.D.), 신학석사(Th.M.) 문학석사(M.A.) 과정으로 나뉜다. 목회학석사의 경우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으로 구분되며, 특별전형의 경우 다음 달 24일까지 신청을 받고, 전형일은 같은 달 28일이다. 일반전형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신청받으며, 전형일은 12월 5~6일이다. 박사와 신학석사, 목회학 과정의 경우 오는 11월 30일까지 신청받고, 12월 4일이 전형일이다.

수원=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