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CPI 3.7% 상승… 고유가에 두달 연속 오름세

입력 2023-09-14 04:0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5월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5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수도 워싱턴 DC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주니어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상승하며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생산량 감축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하락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여지는 커졌다는 관측이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12일(현지시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CPI 상승률이 3.7%로 지난 7월 상승률(3.2%)보다 0.5% 포인트 커졌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6%)를 소폭 웃돈다. 미국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 7월부터 오름세로 전환했다. WSJ은 “최근 몇 달간의 인플레이션 냉각에서 급격한 반전”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생산량 감소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이 전반적인 지수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요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L)당 3.848달러로 3.60달러 수준을 보이던 지난 7월보다 크게 올랐다. 휘발유 관련 지수 역시 지난 7월 0.3% 증가에서 지난달 10.5% 증가로 오름폭이 컸다.

그러나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4.3% 오르며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지난 7월(4.7%)보다 0.4% 포인트 하락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CPI 데이터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오는 19~20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은 높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9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95% 수준까지 상승했다. 전미은행가협회(ABA) 경제자문위원회도 전날 분석 보고서를 통해 “연준의 금리 인상은 지난달 완료됐다”고 분석했다.

WSJ는 “당국자들은 11월이나 12월 추가 인상이 필요한지 논의할 때까지 당분간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