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다시 늘었지만 ‘그냥 쉬는’ 청년 더 많아졌다

입력 2023-09-14 00:03 수정 2023-09-14 00:03
게티이미지

구직조차 포기한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수 증가폭이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청년층의 고용 침체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수는 2867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만8000명 늘었다. 취업자수 증가 폭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뒷걸음질치면서 21만1000명까지 감소했다가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7월 집중호우로 인해 둔화됐던 취업자 증가 폭이 다시 확대됐다”고 말했다.


전체 연령층 기준의 고용 호조는 계속됐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5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1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2.0%를 기록해 1년 전보다 0.1% 포인트 하락했다. 모두 1999년 6월 집계 방식 변경 이래 최소 기록이었다. 다만 지난달에도 취업자수 증가를 이끈 계층은 고령의 여성층이었다. 이들이 많이 근무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일자리가 각각 13만8000명과 12만1000명 늘면서 고용 확대를 견인했다.

하지만 청년층의 고용 부진은 오히려 한층 심화됐다. 지난달 15~29세 청년의 고용률은 47.0%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줄어 전연령층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10만3000명이 감소해 전연령층에서 가장 감소 폭이 컸다. 특히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고 응답한 청년이 4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3000명 늘어 두 달 연속 4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이 같은 청년층의 ‘쉬었음’ 응답자수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경력직·수시 채용의 비중이 늘면서 양질의 신규채용 일자리가 줄자 뚜렷한 활동 없이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기다리는 청년들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청년 채용 시장이 지난해 이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하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대기업의 48.0%는 아직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채용 계획이 아예 없는 기업도 16.6%에 달했다. 대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아직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 국장은 “(하반기 청년 고용 전망은) 대기업만이 아닌 중소기업·자영업 등의 상황도 반영되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