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초고가 외제차를 주차하다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마약 검사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 3종이 검출됐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오후 7시40분쯤 강남구 신사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A씨를 특수협박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A씨는 앞서 오후 4시30분쯤 논현동 도로에서 자신의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가 시비가 붙은 다른 차량 차주를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차 안에서 윗옷을 들어 허리춤에 찬 칼을 상대 차주에게 보여주면서 “칼침 맞아봤냐. 나는 맞아봤다” 등으로 위협했다고 한다. 창밖으로 칼을 내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상대 차주가 경찰에 신고하자 차량에 탄 채 도주한 뒤 압구정로데오거리에 차를 세워두고 달아났다. 경찰은 CCTV 분석과 주변 탐문을 통해 A씨를 찾아냈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마약 투약을 의심한 한 시민도 112신고를 했다. 실제 CCTV 화면 등을 보면 A씨가 약에 취한 듯 엉거주춤 걷다가 바닥에 손을 대고 기어다니기도 한다. A씨는 마약 간이시약검사에서 필로폰·MDMA(엑스터시)·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선 A씨가 최근 강남에서 마약류 투약 후 롤스로이스를 몰다가 행인을 친 신모(28·구속 기소)씨의 지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를 부인했다고 한다. 신씨와 관련된 ‘MZ조폭’ 일원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마약 투약 경위 등을 추가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도로교통법 위반(약물운전) 혐의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