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지난 반세기 중 네 번째로 더웠다

입력 2023-09-08 04:04

올여름이 지난 반세기 중 네 번째로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 피해가 집중됐던 남부지방은 역대 가장 많은 장마철 강수량을 기록했다.

7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여름철 기후 특성’에 따르면 올해 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23.7도)보다 1도 높았다. 기상관측망을 전국으로 확대한 1973년 이후 네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인 2018년(25.3도)과 비교하면 올해는 습한 무더위가 특징이다. 2018년에는 강한 햇볕으로 건조한 상태에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어 기온이 치솟았다. 올해도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서 세력을 유지했지만,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바람이 자주 불었다.

올해는 비가 내려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보였다. 여름철 평균 최저기온은 21.1도로 가장 높았던 2013년(21.5도)에 이어 역대 2위다. 기상청은 따뜻한 남풍이 강하게 불면서 밤에도 열기가 식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여름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역대 다섯 번째로 많았다. 이번 여름 전국에 내린 비는 1018.5㎜로 평년(727.3㎜)보다 291.2㎜ 더 많았다. 장마철만 살펴보면 전국 평균 강수량 660.2㎜로 역대 세 번째다. 남부지방으로 한정하면 역대 최고치인 712.3㎜의 비가 내렸다.

태풍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올해 국내에 직접 영향을 미친 태풍은 제6호 태풍 ‘카눈’ 1개다. 평년 2.5개보다 적은 수치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