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5년 만에 재정공무원 축구 韓·日전… 관가 훈풍

입력 2023-09-07 04:04

기획재정부 직원들과 일본 재무성 직원들이 5년 만에 그라운드 위에서 만나 축구 실력을 겨뤘다. 한·일 관계 정상화의 훈풍이 관가로까지 번진 모습이다.

6일 기재부에 따르면 기재부 축구동호회 회원들은 지난 2일 일본 지바현의 한 축구장에서 일본 재무성 직원들과 친선 축구 경기를 치렀다. 전날인 1일 재무성을 찾아 칸다 마사토 재무관, 국제국 직원들과 친목을 다진 뒤 이튿날 잔디 위에서 실력을 겨루는 일정이었다.

한·일 재무부처 공무원들이 서로 유니폼을 입고 만난 것은 5년 만이다. 양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를 계기로 2000년부터 매년 재무부처 간 축구 친선전을 열었다. 다만 친선전이 개최된 것은 2018년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일본이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양국의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이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서 ‘친선전 부활’이 급물살을 탔다. 관가에서는 이미 법무부가 지난달 25일 한·일 형사사법 교류 워크숍 개최를 계기로 먼저 친선 축구 경기를 부활시켰다. 이 경기에서 한국 검찰은 일본 검찰에 2대 0으로 승리했다.

기재부 직원들은 이번 일본 재무성과의 두 차례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오전 경기는 ‘골 가뭄’에 시달리면서 0대 0으로 비겼고, 오후 경기에서는 한 골씩 주고받은 끝에 1대 1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기재부 팀 내 유일한 득점자는 19세의 막내 주무관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일본 재무성을 상대로 17승 5무 12패를 기록했던 기재부의 전적은 17승 7무 12패가 됐다. 선수로 뛴 기재부 한 직원은 “(오후 경기는) 한국이 다소 우세했지만 원정 경기의 판정상 불리함으로 인해 아쉬운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면서도 “승리나 다름없는 값진 결과”라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