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튜버빌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한 명이 300명이 넘는 미군 고위장성 인준을 틀어막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태평양사령관, 주한미군 부사령관 등 한국과 동아시아 안보에 중요한 자리 다수가 이 인물 때문에 공백 상태가 됐다는 것이다.
신문은 “튜버빌 의원의 인준 반대로 공석인 군 고위직이 지난달 12일 현재 30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차기 합참의장뿐만 아니라 중국정책, 우크라이나 무장, 미군 전투력 현대화를 다루는 장군과 제독까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인준이 막힌 장성 중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월 중장으로 승진시키고 주한미군 부사령관에 지명한 데이비드 아이버슨 공군 소장이 포함돼 있다.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는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등 중요한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건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본다는 미국의 메시지를 훼손하고, 동맹국 및 파트너와의 관계를 불안정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연말까지 장군과 제독 852명 중 650명이 튜버빌 의원의 인준 보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당장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후임자 없이 물러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튜버빌 의원의 어깃장은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인정 판결을 파기하자, 국방부가 장병들에게 여행 경비와 휴가를 지원해 원정 낙태가 가능토록 한 조치에서 기인했다. 낙태 지원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장성 인준을 보이콧한다는 것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