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021년 9월 인터뷰 후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확산된 경위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김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이 그의 ‘단독 플레이’가 아닌 조직적 ‘대선 공작’에 해당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대장동 의혹이 막 불거지기 시작하던 2021년 9월쯤 김씨가 “이재명을 대장동 사건에 끌어들이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는 대장동 개발사업 관계자 진술을 최근 확보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근이 “유동규 개인 일탈로 가야 된다”는 말을 김씨에게 했고, 김씨가 이 말을 전해줬다는 것이다.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중수부 과장이었던 윤석열이 조우형(천하동인 6호 실소유자)을 직접 면담하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씨는 그 직후 조씨에게 “(사건을) 내가 엉뚱한 데로 끌고 갈 거니까 너는 그냥 침묵해라. 나중에 사실이 아니었다고 하면 된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조씨는 같은 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 없다”며 김씨 인터뷰 내용과 배치되는 진술을 했다.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그해 12월 조씨와의 대질 신문에서 “김씨가 전화해 ‘(조씨에게) 커피 타준 게 윤석열이 맞지?’라고 물어서 내가 그런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조씨의 부인에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대장동 사건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프레임이 퍼졌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16일 페이스북에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이라며 “대장동 대출 수사 봐주기 의혹 진상을 밝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의혹은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계속됐다. 지난해 2월 21일 한 언론은 남 변호사의 2021년 11월 검찰 진술 내용을 보도했다. 2011년 조씨에게 주임검사(윤석열 중수2과장)가 커피를 타줬다는 내용이다. 앞서 남 변호사가 조씨와의 대질에서 ‘내가 착각했다’고 정정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보도 나흘 뒤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줬나”라고 따져물었다.
뉴스타파는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 6일 김씨와 신씨의 육성 파일을 보도했다. 이 대표는 보도 직후 유튜브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널리 알려주십시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이라고 적었다.
검찰은 인터뷰 시점부터 보도가 나오기까지의 경위 및 대가 관계를 추적하고 있다. 조만간 신씨를 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신씨는 2021년 9월 20일 김씨로부터 송금받은 1억6200만원에 대해 자신의 저서 3권을 판매한 값이라고 주장한다.
검찰은 허위 인터뷰 과정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대선 사흘 전 나온 보도가 대장동 사업 유착 의혹이 있던 후보의 경쟁후보에 대한 비방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엄중한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의 구속기한 만료를 앞두고 재판부에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신지호 이형민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