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다이아몬드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원석 공급업체인 영국 드비어스는 결혼반지를 만들 수 있는 등급의 다이아몬드 원석(Select Makeables) 가격을 최근 1년 동안 40%가량 인하했다. 이 상품군의 원석은 지난해 7월 캐럿당 1400달러(약 185만원)에 달했지만 올해 7월에는 850달러(112만)까지 급감했다.
드비어스는 그간 큰 폭의 가격 인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의 가격 하락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이아몬드 가격 급락으로 다국적 광업기업인 앵글로아메리칸의 올해 상반기 순수익은 3억4700만 달러(약 4579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60% 급감했다.
대체재인 인조 다이아몬드의 수요 급증이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을 끌어내린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 원석 가공지인 인도의 다이아몬드 수출액에서 인조 다이아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6월 9%로 집계됐다. 5년 전 1%에서 시장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투자회사 리버럼 캐피털마켓은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더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량만 놓고 봤을 때 인조 다이아몬드 비중이 최대 35% 수준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인조 다이아몬드 업체들이 미국에서 청혼 반지용으로 인기가 높은 1~2캐럿 크기의 다이아몬드를 집중 공략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지목된다. 블룸버그는 소비자들이 코로나 팬데믹 당시 억눌렀던 여행 소비를 분출하는 대신 다이아몬드 등 일종의 사치품 소비를 줄인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송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