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폭염일수 가장 빠르게 늘었다

입력 2023-09-05 04:01
국민일보DB

제주도의 폭염일수(낮 최고기온 33도 이상)가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야 일수도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본지가 기상청이 폭염일수 집계를 시작한 1973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단위로 제주도 전체 관측지점(4개)의 평균 폭염일수를 집계한 결과, 1973~1982년 15.7일에서 2013~2022년 64일로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가장 밀집한 제주시(북부)의 폭염일수는 38일(1973~1982년)에서 146일(2013~2022년)로 증가했다.

제주도의 폭염일 증가는 중부나 남부지역보다 월등히 높았다. 서울 경기 강원 충청을 포함하는 중부지방은 같은 기간 63.9일에서 123.4일로 두배 늘었다. 전라 경상 등 남부지방은 95.3일에서 156.5일로 1.6배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제주도의 열대야 일수는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기상청의 ‘최근 30년간(1993~2022년) 기후 현황’ 통계자료를 보면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나타내는 열대야 일수는 서귀포시가 966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제주시는 964일로 2위를 기록했다. 매년 한달 이상 열대야가 발생한 셈이다.

온열질환자도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제주지역 온열질환자 수는 2011년 10명에서 2022년 95명으로 급증했다.

제주연구원은 박창열 책임연구원은 4일 “제주지역은 극한기후 변동성이 매우 높아 앞으로도 폭염 발생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