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과거 사재 100억원을 출연해 언론재단을 세우고 신학림(사진)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이사장으로 앉히려 했다는 대장동 관계자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신씨와 김씨의 윤석열 대통령 관련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해당 진술을 둘 사이 관계성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본다. 검찰은 허위 인터뷰 의혹을 대장동 진상 규명을 방해하려 한 일종의 ‘사법방해’ 행위로 보고 수사 중이다.
3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7월 대장동 사업 관계자로부터 “2021년 3월쯤 김씨가 ‘신씨를 중심으로 언론계 원로들을 모아 언론재단을 만들려 한다. 거기에 내가 100억원을 출연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씨는 재단을 세우면 자신의 사업에도 도움이 되고 언론계에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고 한다. 신씨와 김씨는 같은 신문사에 근무했던 선후배 사이다. 다만 2021년 9월 대장동 비리 의혹이 불거졌고, 재단 출범도 실현되지 않았다.
신씨는 윤 대통령을 겨냥한 허위 인터뷰를 한 대가로 2021년 9월 20일쯤 김씨에게서 1억6200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신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2021년 9월 15일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씨와의 대화 자리에서 ‘2011년 대검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검 과장이었던 윤석열이 브로커 조우형을 직접 면담하고 수사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뉴스타파는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 6일 해당 육성 파일을 보도했다. 파일에는 김씨가 신씨에게 “(조우형이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윤석열이 ‘니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 “박○○ (검사가) 커피 주면서 몇 가지 물어보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등으로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조씨는 2021년 11월 검찰 조사에서 ‘대검 중수부에 출석했을 때 만난 검사는 박모 검사 뿐이었고 윤 대통령은 본 적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최근 조사에서도 2021년 9월 김씨로부터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말할테니 양해 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대장동 사업 관계자는 “(인터뷰 내용은) 김씨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얘기인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해당 인터뷰가 김씨가 기획한 일종의 ‘선거 공작’으로 의심한다. 한 검찰 간부는 “대선 국면에서 김씨 측이 특정 후보를, 특정 목적을 갖고 밀어주려 했던 건 아닌지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씨는 김씨로부터 받은 1억6200만원에 대해 허위 인터뷰 대가가 아닌 자신의 책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 3권을 판매한 값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형민 신지호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