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기도하지 않는다… 이 추운 겨울, 주님이 우리를 만나주시길 기도한다”

입력 2023-09-04 03:03
배우 최필립과 배우자 권은혜씨가 지난 7월 말 자신들이 출석하는 경기도 수원 원천침례교회에서 간증하고 있다. 최필립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최필립이 둘째 아들 도운군의 암투병 당시 아내가 썼던 편지를 최근 공개해 울림을 주고 있다. 아내는 ‘빨리 낫게 해달라’가 아닌 ‘병을 이겨내며 온 가족이 하나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소망했다.

최필립은 지난달 15일 인스타그램에 출석교회인 경기도 수원 원천침례교회에서 성도에게 간증한 모습을 공개하며 아내의 편지 전문을 공유했다. 아내 권은혜씨는 “사랑하는 도운아, 너와 아빠가 병원에 가니 온 집안이 텅 빈 것 같다. 너를 생각하면 가슴이 시려 잠이 오지 않는다. 인생에 고난이 계절로 겨울이라면, 추운 한겨울의 캄캄한 밤을 지나는 것 같아”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지금 이 시간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면서도 “애초에 너의 치료 과정이 길고 지난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각오를 했음에도 네가 병원에 가 있을 때는 유독 더 춥고 캄캄하다. 칠흑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는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기도하지 않는다”며 “이 추운 겨울, 주님이 우리를 만나주시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권씨는 “네가, 우리가 이 계절을 잘 지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를 허락하시고, 주님이 일하고 계심을, 우리와 함께하심을 직면하기를 기도한다”며 “이 혹독한 겨울이 축복이었음을 고백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며 글을 마쳤다.

권씨의 편지에는 아픈 아이를 키우는 부모 등 네티즌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도운이를 보고 많이 위로됐다. 저희 아이도 도운이처럼 면역이 좋아지길 바란다”고 썼고, 또 다른 네티즌은 “도운이를 통해 정말 일상에 감사함을 느끼며 아이가 하나님 축복의 통로가 됐음을 다시 알게 됐다”고 했다.

최필립은 지난 1월 아이의 치료 종결 판정 당시에도 인스타그램에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주님의 은혜로 손잡고 걸어왔다’고 신앙을 고백하기도 했다. 도운군은 생후 4개월쯤 ‘간모세포종’이라는 악성 종양을 진단받고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