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식 2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방탄 단식’ 논란 속에 당 지지율마저 최저치를 찍은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이 손을 내민 것이다.
친문계 핵심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응원을 보내고 싶어 (이 대표에) 전화를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잘 견뎌내겠다고 말했다”며 “정권의 역주행과 퇴행이 너무 심해 최소한의 질서조차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 국민을 보고 갈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통화는 약 4~5분 동안 이뤄졌다고 한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두 분이 민주당을 대표하는 큰 정치인으로서 현 정부에 대한 걱정스러움과 당 대표 단식에 공감하는 게 우리 당원, 지지자, 국민들께 큰 희망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단식은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방탄용’이라는 비판을 당 안팎에서 받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27%로 나타났다. 윤석열정부 들어 실시된 한국갤럽 조사 중 최저치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것(단식)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정권의 퇴행과 폭주 그리고 민생 포기, 국정 포기 상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