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상저하고 ‘먹구름’

입력 2023-09-01 04:07
게티이미지

7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 현상이 재현되면서 정부의 ‘상저하고’ 경기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2020년=100)는 109.8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액지수는 103.2로 3.2% 줄었다. 투자에 해당하는 설비투자 증가율도 -8.9%로 나타났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나란히 하락하는 트리플 감소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개소세 인하 종료와 예년보다 비가 많이 내린 7월 날씨의 영향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우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 영향을 집중적으로 받은 소매판매 부문이 크게 휘청였다. 3.2%라는 감소 폭은 2020년 7월 이후 3년 만의 최대 폭이다. 특히 지난 6월 13.0% 급등했던 자동차 판매가 한 달 만에 12.3% 줄면서 소비 부문을 끌어내렸다. 개소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몰렸던 자동차 구매 고객이 7월에는 정반대의 기저효과로 작용한 것이다. 자동차 구매 감소는 설비투자 부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설비투자로 잡히는 법인의 자동차 구매까지 덩달아 감소한 탓이다. 설비투자 부문의 감소 폭(8.9%) 2012년 3월(-12.6%) 이후로 가장 안 좋았다.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분야의 생산도 전월 대비 2.0% 줄었다. 비중이 낮은 의복·모피(28.5%)에서는 생산이 늘었지만 주요 품목인 전자부품(-11.2%), 기계장비(-7.1%), 반도체(-2.3%)가 일제히 줄었다. 특히 전자부품은 정보·기술(IT)용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생산이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반도체도 지난 2월(-15.5%) 이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출하량이 31.2% 감소하면서 전월 감소했던 재고도 다시 4.0% 올랐다.

5~6월 호조로 힘을 얻었던 상저하고 경기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7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하면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정부는 경기 회복 흐름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했다. 김 심의관은 “(경기 하락세 전환이) 일시적인지 추세적인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