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에 국내 1위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라임사태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한 상장사가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해당 상장사가 고려아연으로 알려지면서다. 앞서 2020년 최민석 고려아연 상무 가족이 라임운용이 설계한 특혜 펀드 ‘테티스11호’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전 투자금 일부를 환매 받았다. 이에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특혜를 받은 바 없다. 환매 규모 등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혜를 부정하는 것만 놓고 보면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비슷한 입장이다. 관련해 금감원은 “자체 자금으로 환매할 수 없음에도 다른 펀드자금 또는 고유자금을 투입하여 환매에 응한 부분은 특혜가 제공된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0년에도 라임운용의 특혜성 펀드에 가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고려아연 오너가(家) 3세인 최민석 상무 부부가 라임사태의 주범 중 한 명인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이 가입한 ‘테티스11호’펀드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일반 라임 펀드는 매월 20일에만 환매 신청이 가능했지만 테티스11호는 언제든 환매 신청이 가능했다. 수수료 측면에서도 다른 펀드보다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상무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사위다. 지난 2021년 5월 김 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때도 특혜성 펀드 가입이 논란이 일었다.
고려아연에 라임 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도 금감원의 검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김 의원에게 특혜 펀드 의혹이 있는 ‘마티니4호’를 판매한 미래에셋증권과 농협중앙회에 200억을 환매한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난 NH투자증권은 금감원 조사 선상에 올랐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사태 관련해 판매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재계서열 28위인 영풍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 10조4679억원으로 코스피 상위 36위다. 최근 현대자동차를 주요 주주로 맞이하기로 한 중요한 시점이다. 전날 현대차는 고려아연과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해외법인 HMG글로벌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5%도 인수한다. 거래규모만 5272억원이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만8000원(3.30%) 내린 5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