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하트시그널4’… “2023년식 연애는 이런 것”

입력 2023-09-01 04:06
채널A 연애 프로그램 ‘하트시그널4’를 연출한 박철환 PD가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DDMC에서 인터뷰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채널A 제공

연애에도 시대상이 있다. 매력적인 이성의 표본도, 이성을 유혹하는 플러팅의 문법도 달라진다. 팬데믹 후 3년이 지났는데 그사이에도 연애는 변화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MZ세대의 연애는 더 과감하고 거침이 없어졌다.

6년 전, 연애 추리게임이라는 새로운 포맷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이 시즌4로 3년 만에 돌아왔다. 청춘남녀 8명이 시그널 하우스에서 약 한 달간 함께 생활하면서 사랑의 시그널을 주고받게 된다. 스튜디오의 MC들은 매회 그들의 시그널이 누굴 향해 있는지 추리한다.

‘하트시그널’은 호흡이 길다. 촬영 기간이 일주일 남짓인 다른 연애 프로그램보다 출연자의 감정 변화가 좀 더 세세히 담긴다. 누군가가 너무 좋아져서 겁나는 마음,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달라지는 모습, 사랑 때문에 고민하고 답답한 심정 등은 흔히 연애하면서 겪는 감정이라 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25일 시즌4가 종영했다. ‘하트시그널’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연출에 참여한 박철환 PD를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만났다. 3년 만에 돌아온 소감을 묻자 “‘하트시그널’은 시청자들도 같이 보면서 분석하고 몰입해야 재밌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서 감사하고 기뻤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출연자 8명의 개성과 감정선이 뚜렷했다. 특히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솔직했다. 호감이 가는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트시그널’이 시작될 때부터 함께 한 박 PD는 시대에 따른 연애의 변화를 매번 체감했다. 그는 “매번 연애를 새로 배우는 느낌”이라며 감탄했다.

“시즌2의 출연자 오영주씨를 처음 봤을 때는 ‘아, 2017년인 지금의 소녀다’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연애하는 방식도 시즌1 때는 비교적 전통적이었는데 시즌4로 넘어오니까 놀라운 순간이 많았어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동시에 다른 사람의 감정도 존중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많이 배웠어요. 2023년의 건강한 연애방식, 세련된 표현법을 배운 거예요.”

‘하트시그널’은 선남선녀 출연자로 매번 화제가 됐다. 박 PD는 출연자를 선정할 때 자연스러움에 가장 초점을 맞춘다고 했다. 그는 “보통 15~16회까지 넉 달 동안 시청자가 몰입해서 봐야하기 때문에 계속 봐도 이물감이 없고 자연스럽게 보이는 외모여야 했다”고 말했다. 태도나 행동도 마찬가지였다. 박 PD는 “방송을 너무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깊이 있게 지니고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부연했다.

‘나는 솔로’, ‘솔로지옥’ 등 경쟁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묻자 박 PD는 “가장 현실 연애에 가깝다”며 “최종 커플이 되기 위해 발전하는 감정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떠다니게 된 좋아하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선택의 시간,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인 건 배려와 존중, 상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었다. 연애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기도 하다. “‘하트시그널’을 하다 보면 인간에 대해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남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탐구할 수 있게 돼요. 시청자들도 이들과 함께 성장했다고 느끼실 거예요.”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