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아프리카 가봉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 아버지 집권기를 포함해 56년간 독재를 이어온 알리 봉고 온딤바(64·아래 사진) 대통령의 3연임이 확정되자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접수했다고 선언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가봉 군부는 이날 새벽 국영방송을 통해 “모든 안보·국방력을 대표하는 우리가 권력을 장악했으며 가봉 공화국의 국가 기관을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봉고 대통령의 3연임으로 결론 난 대선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면서 선거를 무효로 한다고 천명했다.
앞서 가봉 당국은 지난 26일 치러진 대선에서 봉고 대통령이 64.2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주장했다. 봉고 대통령은 42년간 집권해온 아버지 오마르 봉고가 2009년 사망한 이후 14년간 가봉을 통치해 왔다.
군부가 봉고 대통령의 축출을 발표한 이후 수도 리브르빌에서는 잠시 총성이 들렸으나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를 지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쿠데타가 성공한다면 2020년대 들어 서부 및 중앙아프리카에서 발생한 8번째 쿠데타가 된다.
군부는 또 다른 성명에서 “알리 봉고 대통령이 반역죄로 체포됐으며 가족 및 의사들에 둘러싸인 채 가택 연금됐다”고 밝혔다. 군부는 대통령의 아들과 측근 등도 반역, 횡령, 부패, 대통령 서명 조작 등 혐의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봉고 대통령 부인의 비서관으로 근무해온 한국인 1명이 군부에 체포됐다고 연합뉴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체포된 비서관 이외에 다른 교민들은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봉의 우리 교민은 44명(대사관 직원 및 가족 포함)이며, 이 가운데 현지에 체류 중인 사람은 33명으로 파악됐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