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쪽 해상에서 중국 쪽으로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중국 상하이 인근에서 방향을 틀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하이쿠이는 이날 오전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1110㎞ 부근 해상을 지나 시속 18㎞로 느리게 북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80hPa(헥토파스칼), 강도는 ‘중’이다. 하이쿠이는 서북서진을 거듭하다 다음 달 1일쯤 오키나와 남쪽 260㎞ 해상을 지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금만 방향을 틀면 한반도를 영향권에 둘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상청은 현재로선 한반도 상륙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중국 대기 하층에 차고 건조한 공기가 일종의 벽을 이루고 있어 하이쿠이가 중국 내륙으로 진행할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현재 하이쿠이 경로 예측이 어려운 것은 열대 해상에 있는 2개의 또 다른 태풍 때문이다. 하이쿠이는 다음 달 3일 중국 홍콩 앞바다에 있는 제9호 태풍 ‘사올라’ 옆을 지날 예정이다. 이때 하이쿠이 강도가 약해지면 사올라의 영향으로 이동 경로가 서쪽으로 옮겨질 수 있다. 제12호 태풍 ‘기러기’로 발달할 열대저압부도 하이쿠이 우측에 위치하면서 이동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러 변수 탓에 각국의 예측모델 간 예상 경로 차이도 최대 1500㎞에 이른다. 기상청의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 M)은 하이쿠이가 중국 동부 해안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우리나라 서해안을 타고 올라가 북한 지역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기상청(GFS)은 태풍이 태평양에서 방향을 한 바퀴 틀어 우리나라 동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본다. 기상청 관계자는 “하이쿠이의 한반도 상륙 여부는 다음 달 1일쯤에야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달 1일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 전남동부에는 150㎜ 이상, 부산 울산 경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20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질 수 있겠다.
김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