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30일 당의 텃밭인 전남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을 이어갔다. 특히 전남 무안·목포 등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감이 큰 해안 지역을 찾아 지지층 결집을 꾀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에 참석해 “국민에게 (오염수 우려가) 괴담이라고 겁박하는, 국민과 싸우겠다고 선전포고하는 대통령을 보신 적 있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또 “우리는 국민의 대리인이 아니라 국민을 백성으로 여기는 왕을 맞이한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다면 이제 국민들이 이 정권을 향해서 국민 항쟁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민 여러분 옆에서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 앞에서, 가장 선두에서 모든 것을 바쳐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목포 집회에 앞서 무안의 전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민을 대리해야 될 대통령이 마치 왕이 된 것처럼 국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특히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오염수 방류를 비판하는 야당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국민을 통합해야 할 대통령이 오염수의 우려를 표하는 국민의 정당한 목소리를 셈도 잘 못하는 미개한 사람으로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과 그 정부, 그리고 국민의힘은 일본의 조선총독부보다 더 못된 짓을 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와 그에 동조하는 윤석열정부는 세계인을 향해, 대한민국을 향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신정훈 의원도 “싸워야 할 대상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면서 지키고 보호해야 할 국민과는 싸우겠다는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며 “윤석열정부의 친일·매국 행위에 대해 반드시 민심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목포 집회에는 당 지도부와 전남지역 의원들, 시민 등 1500여명(전남도당 추산)이 모였다. 일부 참석자는 ‘탄핵’을 외치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염수 방류 문제뿐 아니라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을 두고도 공세를 지속했다. 이 대표는 규탄대회에서 “매카시(1950년대 미국에서 공산주의자 마녀사냥에 앞장섰던 정치인)라는 사람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서서 다시 윤석열로 환생한 것 같지 않으냐”며 “지금 우리가 이념 투쟁을 하면서 국민을 편 가르고 서로 싸울 때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31일 국회에서 1박2일 ‘비상시국 의원총회’를 열고 오염수 방류 규탄 행동을 이어간다. 또 주말인 9월 2일에는 서울에서 시민단체 등과 연계해 장외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