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응애 뚝!… 작년 출생아 24만9000명 20년 만에 반토막

입력 2023-08-31 04:07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가 다시 한번 역대 최소 기록을 경신했다. 0.70명까지 내려간 2분기 합계출산율의 여파로 올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전망이다. 첫 아이를 갖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다.

30일 통계청의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전국의 6월 출생아 수는 1만8615명으로 1년 전보다 300명(-1.6%) 감소했다. 상반기 출생아 수는 12만34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8488명) 대비 6.3% 줄었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었다.

특히 올해 2분기의 출생아 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 1분기 0.81명에서 2분기 0.70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0.75명) 대비 0.05명 줄어들었다. 상반기 합계출산율이 하반기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감안하면 올해 최종 합계출산율은 다시 한번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연간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2022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이었다. 2002년 49만7000명에서 반 토막 난 셈이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 0.78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아이를 낳는 시기 역시 늦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한국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전년 대비 0.2세 상승한 33.5세였다. 특히 첫째 아이의 평균 출산연령이 전년 대비 0.3세 높아져 33.0세에 이르렀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도 35.7%로 1년 전보다 0.6% 포인트 늘었다. 높아지는 결혼 연령에 더해 결혼 후 첫 아이를 갖기까지 걸리는 기간까지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부부가 첫 아이를 낳기까지 보내는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전년 대비 0.3년 늘어 2.7년에 이르렀다.

혼인 외 출산의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에서 혼외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9%(9800명)로 1년 전보다 1.0% 포인트 늘었다. 5년 전인 2017년(1.9%)에 비해서도 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최근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출산하는 데 대한 청년층 인식이 크게 변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약 가점 등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시점을 맞추려고 혼인 신고를 미루는 이른바 ‘위장 미혼’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해석도 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