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 동거는 건강한 가족 공동체 무너뜨린다”

입력 2023-08-31 03:02

“우리 결혼 전에 같이 살아볼까요?”

우리나라 청년(19~34세) 10명 중 8명은 이런 제안에 ‘그럴 수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전이나 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거주하는, 이른바 ‘비혼 동거’에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층 약 40%는 ‘비혼 출산’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있는데, 기독교 가정·청년 사역자들은 “비혼 동거와 임신, 출산의 선택은 건강한 가족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면서 성경적 대안 제시를 통한 목회자와 부모의 지도와 권면을 강조했다.

통계청이 지난 28일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 결과에 따르면 청년 가운데 80.9%는 비혼 동거에 찬성했다. 2012년(61.8%)보다 무려 19.1% 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비혼 출산 역시 같은 기간 29.8%에서 39.6%로 10% 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뭘까. 청소년 사역단체인 청소년불씨운동 대표인 마상욱 목사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청년들이 결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부모세대의 결혼 생활이 행복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비혼 동거나 비혼 임신을 멋있게 그려내는 미디어의 문화적 요소도 크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 비혼 동거 및 혼전 관계·임신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고 피해야 할 일이라고 교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건강한 가정을 무너뜨리는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정 공동체뿐만 아니라 교회·사회 공동체에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데이트·결혼사역단체 갓데이트 문형욱 대표는 “비혼은 가장 중요한 공동체 중 하나인 가족 공동체에 소속되는 것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호프월드미션 대표인 김용국 목사는 “비혼 동거나 (성적인) 관계는 자칫 약한 책임의식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동거에서 관계·출산까지 나아가게 되면 원치 않는 임신·양육 문제에 부딪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바람직한 결혼관 형성은 결국 가정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 목사는 “부모의 결혼생활은 자녀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며 “부모가 가정을 위해 서로를 섬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부부라는 관계를 맺고 가정을 이루며 사는 것이 유익하고 행복하다는 것을 삶 속에서 자녀들이 직접 보고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나 청소년·캠퍼스 사역단체 등의 역할도 중요하다. 김 목사는 “교회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연애와 결혼 등을 주제로 한 세미나 등을 개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사역자와 부모가 평소 ‘신앙 안에서 결혼하자’는 메시지를 수시로 전해야 한다”고 권했다.

유경진 조승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