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치열한 막바지 국면에 접어들었다. ‘소수 정예’ 1군 주전만으로 버티긴 불가능한 일정이다. 후보 선수부터 퓨처스리그(2군) 자원까지 각 팀의 뎁스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KBO리그 1군 엔트리는 등록 인원 기준으로 28명이다. 이는 9월마다 33명으로 늘어난다. 시즌 내내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을 빠듯한 경기 일정에서 보호하기 위한 ‘확대 엔트리’다.
매년 시행되는 확대 엔트리지만 올해는 그 무게가 남다르다. 예년과 다른 점이 두 가지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우천취소 문제다. 늦여름 비가 30일에도 이어지면서 올 시즌 비 등을 이유로 취소된 경기가 75경기를 넘어섰다. 지난 시즌엔 9월 13일 기준으로 50경기였다.
따라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주전 멤버들에게 부담이 크게 온다. 피로에 따른 부상을 방지하고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선 스타팅 멤버 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두 번째 변수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아시안게임이다. 아마추어 장현석을 제외하곤 23명의 선수가 소속팀을 비운다. 대표팀에 선발된 만큼 저마다 팀에서 한 자리씩 꿰차고 있는 자원들이다. 남은 선수들의 부담이 커지는 건 불가피하다.
이들 변수는 한 가지 결론으로 귀결된다. 선수단 뎁스가 여느 때보다 훨씬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구단에선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현실화했다. 시즌 내내 선두 LG 트윈스의 외국인 1선발 역할을 해온 애덤 플럿코는 골반 타박상 진단을 받아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앞으로 4~5주는 결장이 불가피하다. 그에 앞서 KIA 타이거즈 선발 마리오 산체스도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가뜩이나 변수도 많은데 최근 리그 구도는 혼전 양상이다. 한때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해 보였던 LG가 최근 주춤한 사이 2위 KT 위즈가 최근 10경기 8승 2패를 거두며 무섭게 따라붙었다. 두 팀의 격차는 30일 전까지 4.5경기에 불과했다. 중위권에선 KIA와 두산 베어스가 가을야구 티켓을 두고 반 경기 이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