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남매 살해’ 父, 한달 전부터 범행 계획

입력 2023-08-31 04:04
친부의 10대 자녀 살해 사건 현장. JTBC 보도화면 캡처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야산에 데려가 잠들게 한 뒤 살해한 50대 친부는 약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병원을 여러 차례 다니며 수면제도 미리 구했다.

30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이유에 대해 자신의 노모와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어머니가 자신의 자녀들을 괴롭히고 학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본인 혼자 죽으려고 했는데 자신만 떠나면 남겨진 자녀들이 어머니에게 계속 학대당할 것이 걱정돼 범행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진술일 뿐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A씨 여동생은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손자, 손녀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채무나 경제적인 문제는 크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전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한 것은 자녀들과 마지막 추억을 보내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범행 전 경남 남해와 부산 등을 오갔으며 범행 전날에는 부산에 들러 자기가 졸업한 고등학교를 보여주고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A씨는 줄곧 진술을 거부했으나 경찰이 아이들 장례 문제 등을 언급하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이날 침묵을 깼다.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표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를 이날 구속했다. 또 A씨 모친을 참고인으로 불러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창원=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