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이자장사·돈잔치 비판… 이례적 해명 나선 은행聯

입력 2023-08-30 04:05

금융감독원의 상반기 은행권 영업실적 발표 당일, 은행연합회가 “국내 은행의 수익성은 낮다. 주요국의 절반 수준”이라며 ‘작심’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은행연합회가 ‘이자 장사’ ‘돈 잔치’ 등 은행권을 향한 해묵은 비판에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임기 말년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29일 ‘은행 산업의 역할과 수익성’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권을 둘러싼 비판을 의식한 듯 국내 은행 산업 수익성이 낮은 수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5년간 대출자산은 약 2.5배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4% 오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은행이 적정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규모 뱅크런 사태 대응이나 상생금융 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으로 은행연합회는 이처럼 이슈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을 향한 비판을 손 놓고 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앞으로 또 기회가 있으면 은행연합회의 의견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를 3개월 앞둔 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해가 있으면 풀고, 할 말은 하자는 취지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가 이제서야 제 역할을 한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동안 은행들은 따로 의견을 낼 기회도 없고, 일부 억울한 측면도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은행연합회가 그나마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가 해당 자리를 빌어 ‘은행 때리기’에 여념 없는 금융당국을 향한 메시지를 냈다는 시각도 있다. 은행연합회는 비이자이익 비중을 키우기 위해선 비금융 진출·자산관리 서비스 강화·해외진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꼽으며, 규제 완화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