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운영 미운털? 새만금 SOC 5000억 ‘싹뚝’

입력 2023-08-30 04:07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이달 1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행사장 일부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의 내년도 예산이 78%나 깎였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이 전북 지역 국가예산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국제공항과 신항만, 고속도로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SOC 예산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면서 계획했던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목소리가 지역에서 나온다.

전북도는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예산안 중 전북 몫으로 7조9215억원이 배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정부예산안 반영액 8조3085억원보다 3870억원(4.7%)이 감소한 규모다.

특히 새만금 관련 예산은 부처 반영액 6626억원에서 1479억원만 반영됐다.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78%인 5147억원이나 삭감된 것이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부처반영액은 1191억원이었지만, 정부안에는 334억원만 담겼다. 최근 일부 공사 입찰을 진행한 새만금국제공항은 580억원에서 66억원으로, 새만금 신항만은 1677억원에서 438억으로 각각 줄었다. 여기에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 예산은 부처 단계에서 100억원이 반영됐으나 기재부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새만금지구 내부개발 예산 또한 2228억원에서 565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전북도와 지역 시민단체들은 대규모 삭감에 크게 반발했다. 임상규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가 예산안 앞에서 참담함을 느낀다”며 “부당하게 삭감된 새만금 예산을 살려내고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새만금 사업은 잼버리와는 무관하게 국가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30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발동이 걸린 새만금 엔진이 이번 예산 파동으로 멈추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전주발전협의회 등 도내 20여개 시민사회단체도 기자회견에서 “새만금 사업은 정부 주도 국책사업으로 추진됐고 이제 열매를 맺고 있는 시점인데 새만금 사업의 가치를 부정한 예산의 무작정 삭감은 퇴행적 시도”라고 주장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