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난동’ 최원종 기소… “심신미약 아니다”

입력 2023-08-30 04:04
경기도 성남시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몰던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로 치료를 받다 28일 밤 숨진 김혜빈씨 영정이 29일 수원 아주대병원 빈소에 걸려 있다. 유족들은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김씨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흉기난동사건 범인 최원종(22)은 고립생활을 하다 타인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전담수사팀은 29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혐의로 최원종을 구속 기소하면서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씨는 지난 3일 분당구 AK플라자 부근에서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백화점에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차에 치였던 60대 여성은 지난 6일 사망했고, 김혜빈(20)씨도 뇌사 상태로 치료받다 28일 밤 숨졌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씨는 사고 당시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뒤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김씨 유족은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다 준 외동딸이었다”며 “밝고 장난기가 많았고 착실하고, 책임감도 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5명은 중상, 7명은 경상을 입었다.

검찰은 최씨 가족, 친구, 정신과 담당의 등 참고인 25명을 조사한 결과 최씨가 망상을 현실로 착각하고, 폭력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가 주식 투자를 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정도의 학업능력을 갖춘 점 등을 들어 그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을 아니라고 판단했다.

3년 전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을 받은 뒤 최근까지 치료를 받지 않고 홀로 살며 망상증세를 보이던 최씨는 범행 직전 부모를 찾아갔으나 치료를 권유하자 부모 역시 스토킹 조직원에 매수됐다고 생각해 직접 조직을 공격하는 방향으로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