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선 불복 재판… 내년 ‘슈퍼 화요일’ 전날 시작

입력 2023-08-30 04:07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행동정치회의(CPAC)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의 2020년 대선 전복시도 사건 재판은 ‘슈퍼 화요일’ 전날인 내년 3월 4월 시작된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전복 시도 사건 재판이 내년 3월 4일부터 시작된다.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날 수 있는 ‘슈퍼 화요일’ 하루 전이다. 트럼프는 당내 경선 등 차기 대선 캠페인을 재판과 병행하며 치러야 한다. 트럼프 측이 이미 재판부 편향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사법 재판장이 그의 선거 유세장으로 활용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타니아 처트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28일(현지시간) 이 사건 첫 재판 날짜를 이같이 결정하며 “대중은 이 사안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종결되는 것을 목도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내년 1월 2일을,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2026년 4월을 재판 개시일로 제안했다.

존 라우로 트럼프 변호인은 법정에서 “특검이 제시한 기간 안에 증거 검증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처트칸 판사는 이를 일축했다.

재판 개시일은 공화당 프라이머리(Primary·예비선거)나 코커스(Caucus·당원대회)가 가장 많은 주에서 열리는 ‘슈퍼 화요일’ 전날이다. 공화당은 내년 3월 5일 앨라배마, 알래스카, 아칸소,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텍사스 등 15개 주에서 코커스나 프라이머리를 열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편향된 트럼프 혐오 판사가 (특검 제안 날부터) 겨우 두 달 연기를 허용했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기소와 재판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그는 여러 건의 다른 재판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공화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가 열리는 내년 1월 15일 패션잡지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 재판이 시작된다. 뉴욕주 맨해튼법원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은 내년 3월 25일, 플로리다주의 기밀문건 불법 반출·보관 사건은 내년 5월 20일이 첫 재판이다. 조지아주의 대선 결과 전복시도 사건 재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공화당 내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사법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ABC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에 의뢰한 조사에서 응답자 5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장 대선 캠페인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트럼프가 거의 매일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공화당에 재앙”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