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월대 앞 ‘상서로운 동물’ 호암미술관에 있었네

입력 2023-08-30 04:02

올해 초 문화재청으로부터 삼성문화재단으로 연락이 왔다.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에 야외 전시 중인 서수상(瑞獸像·상서로운 동물을 형상화한 조각·사진)이 연말을 목표로 복원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서울 광화문 앞 월대(越臺, 月臺)의 가장 앞부분을 장식했던 유물 같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유족 측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지를 살려 그가 소장했던 이 유물의 국가기증을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이 회장 유족으로부터 서수상로 추정되는 돌조각 2점을 기증받았다고 29일 밝혔다. 월대는 궁궐의 중심 건물인 정전(正殿)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넓은 대(臺)로, 왕과 신하가 지나가는 길이 구분대 왕의 위엄을 드러내는 장치로 쓰인다.

기증받은 서수상은 길이가 약 2m에 이르며 마치 동물이 엎드려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2점은 크기나 형태가 거의 비슷하지만 동물의 얼굴 묘사에는 약간 차이가 있다. 해당 서수상은 고종대에 월대를 건립하면서 사용한 부재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 서수상 2점은 호암미술관이 1982년 4월 개관 당시부터 전시됐다고 재단은 전했다. 하지만 서수상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월대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삼성가에 흘러갔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