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리는 항공업계가 기획상품(굿즈)을 잇따라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기획상품 판매로 수익을 낼 뿐 아니라 항공사 인지도까지 높이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기획상품 3만5749개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6162개 대비 약 37% 증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만7093개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캐릭터 ‘잔망 루피’를 모델로 기용한 것이 큰 호응을 얻은 요인으로 꼽힌다. 제주항공은 모형 비행기, 승무원 인형, 트레블 레디백 등을 출시했는데 1~2차 기획상품 모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지난 6월 출시한 3차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들 판매량의 약 68%를 차지하는 게 잔망루피 굿즈다.
에어서울이 최근 전자기기 전문기업 로지텍과 협업해 출시한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 키트 초도 물량은 한 달 만에 완판됐다. 에어서울 캐리어가 디자인된 파우치 안에 로지텍 무선 마우스와 에어서울 노트 등이 들어가 있는 구성이다(사진).
에어서울의 모형 비행기와 비행기 배지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모형 비행기는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에어서울은 향후 펫 관련 용품, 여행 노트, 다른 브랜드와의 캘러버(협업) 제품 등 다양한 기획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CJ 올리브영과 손잡고 여행 파우치를 선보였다. 파우치 안에 수면 안대, 소음 방지용 천 등 비행에 필요한 물품을 채운 것이 특징이다. 대한항공은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와 협업한 수제맥주 ‘칼스라거’도 판매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모형, 골프용품, 기내 담요, 키링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항공기 모형이라고 한다.
항공업계는 기획상품 제작이 수익 구조를 다양화하고 브랜드를 알리는 ‘일석이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만 하더라도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이 더 컸는데, 최근 매출이 증가하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유명 브랜드와의 컬래버를 통한 굿즈 제작에 나서는 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