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감리교회 지도자들이 5년 만에 서울에서 모여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지혜를 모은다. 이틀 일정의 원탁회의는 ‘2023 평화선언문’을 채택할 계획이다.
제4차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원탁회의가 28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개막했다. 2016년 미국 텍사스 휴스턴 세계감리교대회를 계기로 시작된 원탁회의는 해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진행되다 코로나19로 인해 2018년 3차 애틀랜타 회의 이후 중단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철 목사는 개회예배 설교에서 “구약 에스겔에서 마른 뼈가 살아난 것처럼 남북관계도 겉으로는 소망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반드시 평화가 올 것”이라며 “세계감리교회가 통일의 열매를 맺도록 함께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5년 만의 회의 개최를 위해 힘쓴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는 “유일한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해당 의제를 나눌 수 있어서 뜻깊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하나님 나라의 평화가 성서·신학·신앙 고백적 토대 가운데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탁회의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통일신학기관 관계자들도 참관인으로 함께했다. 미 연합감리교회(UMC)에서는 감독회장 토머스 비커톤 목사, 샐리 딕 대외협력위원장 등 6명이 방한했다. 비커톤 목사는 “인류의 자유와 존엄성을 지키려면 우리 모두의 기도와 단결이 필요하다”며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감리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감리교협의회(WMC)에서는 박종천 회장과 이반 아브라함즈 총무, 로즈마리 벤너 제네바 총무가 자리했다. 박 회장은 “나치 시대에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가 이끈 고백교회들이 그랬듯 우리는 어느 권력이나 이념에 맞서더라도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생명의 보존을 위해 뭉쳐야 한다”며 “이번 4차 대회는 한반도 평화를 이어가기 위한 결단의 장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과 광림교회에서 이틀간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신범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박도웅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 벤너 WMC 제네바 총무 등이 강의한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