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장마에 위축된 민간소비 회복세… 향후 가계빚이 변수”

입력 2023-08-29 04:04
권현구 기자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대면 서비스업이 완전히 재개됐는데도 지난 4~7월 내수가 1분기 대비 0.5%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치솟은 금리 탓에 민간소비는 앞으로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한국은행의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동력)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7월 의복 구매가 큰 폭으로 줄면서 민간소비 감소가 나타났다. 지난 1분기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소비자들이 봄옷을 미리 사들인 탓에 2분기 의복 구매가 고꾸라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7월에는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의복을 포함해 음식·숙박, 레저, 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위축됐다.

날씨와 같은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더라도 민간소비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고금리에 늘어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기후 위기로 국제 식량 가격이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해수면 온도가 1도 상승하면 1~2년 뒤 국제 식량가격이 5~7% 뛴다. 이는 8개월 뒤 외식 물가와 그로부터 4개월 후 가공식품 물가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는다. 한은은 “국제 식량가 상승은 가계 부담을 키워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흐름을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