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디지타임스 등에 따르면 애플이 다음 달에 내놓은 아이폰15 프로 모델의 가격은 1099~1199달러로 예상된다. 프로맥스 모델의 경우 1199~1299달러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전작보다 모델별로 100~200달러 오르는 셈이다. 아이폰14의 출고가는 프로 모델 999달러, 프로맥스 1099달러였다.
한국 출고가는 애플의 환율 정책에 따라 더 올라간다. 아이폰14 시리즈의 경우 프로는 155만(128GB)~230만원(1TB), 프로맥스는 175만(128GB)~250만원(1TB)에 판매 중이다. 아이폰15 시리즈 출고가가 예상대로 인상될 경우 한국에선 280만원대(프로맥스 1TB) 스마트폰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웬만한 프리미엄 사양의 TV나 냉장고 가격과 맞먹는다.
삼성전자는 이미 폰플레이션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 갤럭시 Z플립5·폴드5(256GB) 출고가를 각각 4만6200원, 9만9000원 올렸다. 삼성전자가 톰 브라운과 협업해 네 번째로 출시하는 한정판 폴더블폰의 경우 400만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약 5000대 정도만 판매해 ‘희소성’이라는 가치가 덧붙여졌지만, 스마트폰 가격이 중고 소형차 값에 근접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로서는 출고가 인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 카메라 모듈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폰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 AP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0.0% 뛰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만 모바일 AP 매입 비용으로 5조7457억원(전체 매입액의 17.7% 차지)을 썼다. 전년 동기(4조4944억원) 대비 27.8% 늘었다. 같은 기간 카메라 모듈 가격은 14.0% 상승했다. 카메라 모듈 매입 비용은 2조7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산업계에서는 스마트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판매량 감소→실적 악화’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격 인상이 수요 이탈을 가속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보통 2년마다 교체하던 스마트폰을 바꾸지 않고 장기간 사용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잠재 수요가 줄어드는 부작용으로 시장 침체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