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지속하며 거래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위기 돌파구를 찾지 못한 거래소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점유율 기준 국내 2위 가산자산 거래소인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2분기 매출액은 319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9억6000만원)보다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4억40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업계 1위 업비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866억3119만원, 영업이익 866억390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47.9%, 68.9% 줄어든 수치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모두 반토막난 수준이다. 업계 3~5위인 코인원 코빗 고팍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수백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은 거래 수수료다.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거래대금이 늘어야 돈을 버는 구조라 시장 환경 영향을 많이 받는다. 거래소들은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로 전반적인 거래량이 감소하며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강화와 비트코인 가격 조정도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양한 위기 탈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고금리 장기화 전망까지 나오며 유동성 확대만을 기다리다가는 지속적으로 재무 구조가 악화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빗썸은 당장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매주 10종씩 추가하기로 했다. 이용자를 유입하고 거래량을 늘리려는 목적이다. 가상자산 거래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자 본업 경쟁력부터 강화해 상승장에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일시적인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늘린 점유율은 수익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무료 이벤트가 끝나면 투자자들이 다시 저렴한 수수료를 찾아 떠날 수 있다.
코빗을 시작으로 두나무 빗썸코리아 등이 뛰어든 대체불가능한토큰(NFT)·메타버스 관련 신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나무의 NFT 마켓인 업비트 NFT와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코빗의 NFT마켓플레이스 등은 수익사업으로 연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빗썸코리아의 자회사 빗썸메타는 올 상반기에도 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